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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진보는 틀렸다, 환율은 되돌아가도, 물가는 돌아오지 않는다

2026-09-26 20:54 | 입력 :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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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진보들의 선동에 국민들이 넘어가는 것이 안타깝다. 최근 환율이 내려가자 다시 사이비 진보들의 여론이 좋아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이다.

환율은 오르내린다. 하지만 물가는 그렇지 않다.

이 단순한 차이를 놓치면 경제정책의 상당 부분을 잘못 보게 된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에서 1,500원으로 급등했다가 다시 1,300원으로 내려왔다고 생각해보자. 환율은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그렇다고 우리가 1,500원 환율을 거치며 올라간 물가까지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환율은 가역적이지만, 물가는 상당 부분 비가역적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기업의 비용이 증가한다. 기업은 결국 제품 가격을 올린다. 그런데 한번 오른 제품 가격은 환율이 다시 내려왔다고 해서 자동으로 원상복구되지 않는다. 임금도 올랐고, 임대료도 올랐고, 물류비와 서비스 가격도 변했다. 이미 경제 전체의 가격관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환율이 내려갔으니 물가도 내려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은 경제를 너무 기계적으로 보는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상대가격의 문제다.

어떤 상품의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비가 함께 올라버리면, 기업 입장에서 자기 상품 가격만 먼저 내리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경쟁업체들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고, 인건비와 임차료 등 비용은 이미 올라가 있다면 더욱 그렇다.

가격을 먼저 올리는 것은 이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을 먼저 내리는 것은 손해가 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가격의 비대칭성이다.

기름값을 예로 들어보자. 국제유가가 오르면 주유소 기름값이 오른다. 그런데 유가 상승의 충격은 주유소에서 끝나지 않는다. 운송비가 오르고, 식품 가격이 오르고, 외식비가 오르고, 각종 서비스 비용이 오른다. 사람들의 생활비 자체가 올라간다.

그런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다시 떨어졌다고 주유소가 기름값을 먼저 확 낮추면 어떻게 될까.

주유소 입장에서는 매입가격만 내려간 것이 아니다. 이미 오른 인건비와 임차료, 각종 운영비를 감당해야 한다. 소비자 역시 이미 높아진 다른 물가를 지불하고 있다. 상대가격의 구조 자체가 변해버린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정치인들은 마치 가격이 온도계처럼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원가가 오르면 가격이 오르고, 원가가 내려가면 가격도 똑같이 내려가야 한다는 식이다.

경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이다.

부동산 가격 역시 한번 올라간 가격수준은 단순히 상승률을 낮춘다고 해서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10억 원이던 집이 15억 원이 됐는데 가격 상승률을 0%로 만들었다고 해서 집값이 10억 원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다.

상승률을 잡는 것과 가격수준을 되돌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런데도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보면 ‘안정’이라는 단어가 너무 쉽게 등장했다. 가격이 폭등한 뒤 상승률을 조금 낮춰놓고 시장 안정이라고 말한다면, 집을 사야 하는 사람에게는 도대체 무엇이 안정된 것인가.

물론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폭락시키는 것 역시 금융시장과 가계부채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 그래서 현실의 정책은 가격을 무조건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공급, 금융, 세제, 주거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다뤄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개념은 분명해야 한다.

가격상승을 멈추는 것과 가격을 되돌리는 것은 다르다.

이 차이를 모른 채 ‘안정’을 말하면 결국 높은 가격을 새로운 정상가격으로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환율 문제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막대한 대미 투자자금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져 있다면, 그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국내에 있는 달러를 가져가 투자하는 방식이라면 국내 외환시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반대로 미국 현지에서 달러를 조달해 미국에서 투자할 수 있다면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해외투자를 둘러싼 자금조달 방식은 단순히 ‘얼마를 투자하느냐’만 볼 문제가 아니다. 어디에서 돈을 조달하고, 어느 시장에서 환전하며, 그 과정에서 국내의 달러 수급과 원화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정책은 숫자의 크기만 보면 안 된다. 가격의 방향과 속도, 그리고 가격들 사이의 관계까지 봐야 한다.

환율이 1,500원에서 1,300원으로 내려오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1,500원이라는 환율을 거치는 동안 이미 바뀌어버린 임금, 임대료, 운송비, 상품가격, 서비스가격까지 1,300원 시절로 되돌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환율은 되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경제가 한번 경험한 물가와 상대가격의 변화는 흔적을 남긴다.

정책이 이 사실을 외면하면 ‘안정’이라는 말은 때때로 가장 비싼 착시가 된다.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들이 그 가격에 적응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한번 적응한 경제에서 가격을 되돌리는 일은 가격을 올리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이것이 환율과 물가를 바라볼 때 반드시 생각해야 할 가역성과 비가역성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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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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