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29일은 세계심장연맹(World Heart Federation, WHF)이 지정한 ‘세계 심장의 날(World Heart Day)’로, 전 세계에 심혈관질환 예방과 심장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날이다. 올해 캠페인은 ‘Heart disease can hide in plain sight: Don’t miss a beat’를 주제로,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심장질환의 징후와 증상을 놓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심장 건강을 위해서는 혈압과 콜레스테롤, 운동과 식습관뿐 아니라 잠자는 동안의 호흡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수면호흡장애인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상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호흡이 감소하거나 일시적으로 멈추는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저산소증과 수면 분절이 반복되면 밤새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대한수면학회 박찬순 회장은 “정상적인 수면 중에는 혈압과 심박수가 낮아지면서 심혈관계가 안정을 되찾는다.”며, “수면무호흡증은 이러한 회복 과정을 방해할 수 있어 단순한 수면 문제를 넘어 심혈관 건강 측면에서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는 동안 반복되는 무호흡, 혈압과 심박수에도 부담
미국심장협회(AHA)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고혈압,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등 다양한 심혈관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수면무호흡이 발생하면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호흡이 다시 회복되는 과정에서 짧은 각성이 반복될 수 있다. 이때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심박수와 혈압이 반복적으로 변하고, 막힌 기도로 숨을 들이쉬려 할 때 발생하는 흉강 내 압력 변화도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변화가 매일 밤 반복되면 혈압 조절과 혈관 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한 코골이, 목격된 무호흡, 주간 졸림 반복되면 검사 고려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신호는 심한 코골이, 주변 사람이 목격한 수면 중 호흡 정지, 숨이 차거나 헐떡이며 잠에서 깨는 증상 등이다. 아침 두통이나 입마름, 충분히 잤는데도 지속되는 주간 졸림과 피로, 집중력 저하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을 경험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치료를 시도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필립스코리아가 발표한 ‘2025 수면 습관 및 수면무호흡증 인식 조사’에 따르면, 코골이 증상을 겪는 응답자 198명 가운데 53.5%는 별도의 치료를 시도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은 증상과 병력, 신체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객관적인 수면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표준검사인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중 호흡과 산소포화도, 심전도, 뇌파, 눈과 근육의 움직임 등을 측정해 무호흡과 저호흡의 빈도 및 수면 단계별 변화를 확인한다. 이를 통해 수면무호흡증 여부와 중증도 등을 평가하고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중등도 이상 수면무호흡증에 가장 권장되는 치료 ‘양압기’…꾸준한 사용 중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양압기를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가장 권장되는 치료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양압기는 수면 중 마스크를 통해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공급해 좁아지거나 막히는 기도를 열어두고 정상적인 호흡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양압기 치료는 처방받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3년 국제학술지 ‘JAMA’에 발표된 기존 심혈관질환이 있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 4,186명을 대상으로 한 개인자료 메타분석에서는 전체 양압기 치료군과 양압기를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 사이에 주요 심뇌혈관 사건의 재발 위험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실제 양압기 사용시간을 반영한 추가 분석에서는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사용한 환자가 4시간 미만 사용한 환자보다 주요 심뇌혈관 사건의 재발 위험이 약 3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1)
양압기 치료를 지속하려면 적합한 마스크를 선택하고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스크 누출이나 코막힘, 건조감 등으로 사용이 어렵다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해 마스크와 가습 설정 등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감수/도움말: 대한수면학회 박찬순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