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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요양보호사의 글, 치매 환자에게 기억을 강요하지 마라― 손상된 기억을 억지로 되살리기보다, 정보를 찾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2026-08-13 08:54 | 입력 :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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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로 어르신을 돌보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하게 된다.

“어르신, 오늘이 몇 월 며칠이에요?”

어르신은 잠시 생각하다가 자신 있게 대답한다.

“5월 12일.”

하지만 오늘은 8월 13일이다.

“아니에요. 오늘은 8월 13일이에요.”

이렇게 정답을 알려주는 것으로 끝내면 과연 무엇이 달라질까.

다음 날 다시 물어보면 또 틀릴 가능성이 높다.

나는 요양보호사로 어르신을 돌보면서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치매 어르신에게 필요한 것은 기억을 억지로 되살리는 훈련만이 아닐 수 있다.
기억이 나지 않을 때 정보를 찾아내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현실적인 훈련 아닐까.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치매가 없는 사람도 오늘 날짜를 머릿속에 외우고 살지는 않는다.

“오늘이 며칠이지?”

하면 휴대전화를 본다.

달력을 본다.

컴퓨터 화면을 본다.

그리고 날짜를 확인한다.

그런데 왜 치매 어르신에게만 머릿속에서 정확한 날짜를 꺼내라고 요구하는가.

우리는 기억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정보를 얻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어르신에게 날짜를 다시 외우게 하기보다 휴대전화를 직접 보게 했다.

“어르신, 오늘 날짜가 생각나세요?”

“모르겠어.”

“괜찮아요. 그러면 어디를 보면 알 수 있을까요?”

휴대전화를 보여드렸다.

처음에는 내가 화면을 찾아줬다.

그다음에는 어르신 손으로 직접 날짜를 찾아보게 했다.

“여기 있네. 오늘이 13일이구나.”

나는 그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날짜를 기억해낸 것이 아니라 날짜를 찾아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주 작은 차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치매 어르신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차이라고 생각한다.

기억이 손상됐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정보를 함께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기억나지 않는 정보를 어떻게 얻느냐이다.

사람 이름이 생각나지 않으면 사진을 찾아볼 수 있다.

요일이 생각나지 않으면 달력을 볼 수 있다.

약속 시간이 기억나지 않으면 메모를 확인할 수 있다.

날짜가 생각나지 않으면 휴대전화를 볼 수 있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해서 반드시 실패한 것이 아니다.
찾아낼 방법을 알고 있다면 된다.

오히려 보호자가 모든 답을 대신 말해주는 것이 어르신에게는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오늘 13일이에요.”

“아드님 이름은 ○○○이에요.”

“지금 시간이 10시예요.”

이렇게 계속 알려주면 어르신은 편하다.

하지만 어르신 스스로 정보를 찾아야 할 기회는 사라진다.

나는 그래서 인지훈련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치매 어르신에게 무조건 ‘기억하세요’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찾아볼까요?’라고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억을 되살리는 훈련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손상된 기억을 계속 붙잡고 씨름하게 하는 것만이 인지훈련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현실의 삶에서는 기억력이 완벽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

휴대전화가 있고, 달력이 있고, 메모장이 있고, 사진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도구를 스스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나는 요양보호사로서 이것이야말로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인지자극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이 며칠인지 아세요?”

라고 묻는 데서 끝내지 말자.

“기억이 안 나면 어디를 보면 알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보자.

그리고 어르신이 직접 찾아보게 하자.

치매 어르신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만이 아니다.
기억하지 못했을 때 다시 정보를 찾아가는 능력도 중요하다.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에게 무작정 기억을 요구하는 것보다,

“모르면 찾아보세요. 그리고 스스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라고 가르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에게 우리가 가르쳐야 할 가장 현실적인 능력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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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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