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0% 넘게 빠졌는데…시장은 새 경영체제에도 냉담
“도대체 달라진 게 뭐냐.”
최근 광동제약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다.
광동제약 주가는 최근 3개월 사이 20% 넘게 하락했다. 지난해 말 박상영 대표를 새로 선임하며 최성원 회장과 2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지만, 시장은 아직 뚜렷한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 회장은 전략·신사업·R&D를 총괄하고, 박 대표는 경영 전반을 담당하는 구조다.
사실 광동제약의 고민은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창업주 고(故) 최수부 회장 이후 10년 넘게 경영 전면에 서온 최성원 체제에서 회사는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음료회사냐 제약회사냐”라는 질문을 반복하고 있다.
120억 넘게 R&D 투자했는데…시장은 “그래서 결과는?”
광동제약은 과거부터 ‘무늬만 제약사’라는 평가를 벗기 위해 연구개발 확대를 강조해왔다. 실제 R&D 비용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 약 64억 원 수준이던 연구개발비는 2019년 83억 원, 2020년 약 100억 원, 2021년에는 124억 원 수준까지 늘었다. 회사는 의약품 경쟁력 강화, 포트폴리오 확대, 미래 먹거리 확보 등을 강조했다.
문제는 시장이 숫자를 다르게 본다는 점이다.
광동제약의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는 약 39억8600만 원으로 매출 대비 비중은 약 1.7%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투자 규모가 상위 제약사 대비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연구개발 확대를 이야기하지만 아직 시장이 체감할 만큼의 신약·파이프라인 성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투자 금액 자체보다 시장은 결국 결과를 본다”며 “몇 년째 R&D 이야기는 반복되는데 주주들이 숫자로 느끼는 성과는 부족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출은 1조6000억…영업이익률은 1~2%대
광동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약 1조6595억 원을 기록했다.
외형만 놓고 보면 성장이다. 하지만 이익은 다른 문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310억 원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은 1.9%에 불과했다. 최근 수년간 영업이익률도 3%대에서 1%대로 낮아지는 흐름을 보여 왔다. 시장에서는 “매출은 커졌지만 돈 버는 힘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오너 보수도 다시 도마에 오른다.
최성원 회장은 지난해 약 12억6900만 원 수준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종목토론방 등을 중심으로 “주가는 빠지는데 경영진만 좋은 것 아니냐”, “신사업과 미래투자 이야기는 많은데 체감되는 게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시장이 원하는 건 결국 ‘설명’
최근 광동제약은 체외진단 기업 투자, 미래사업 확대, 신공장 투자 등 성장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실제 광동제약은 체외진단 기업 투자에 약 169억 원을 집행했고 생산시설 투자도 140억~150억 원 규모로 진행 중이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묻는다.
“그래서 언제 숫자로 보여줄 것인가.”
IB 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 자체보다 투자자들이 미래 스토리를 충분히 믿지 못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스토리보다 기존 투자들이 실제 얼마를 벌어오는지 설명하는 과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