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이사장 유광하, 건국대학교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위협이 되는 COPD(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여 국민의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년 10월 둘째 주 수요일을 "폐의 날"로 지정하여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건강한 숨을 오래도록’이라는 주제로 올해는 ‘폐의 날’ 정책토론회 겸 기자간담회를 10월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였다.
이번 행사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다음 팬데믹 위협 속에서 대한민국 호흡기 의료체계가 직면한 인력 붕괴 위기를 진단하고, 중증·난치성 호흡기질환 환자들의 법적·제도적 지원에서 소외된 현실을 규명하여 정부 당국 및 보건의료 전문가들과 함께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서는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부총무 이사인 이상민 교수(서울대학교 호흡기 내과)는 2026년 제정된 「필수의료 강화 지원 및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을 바탕으로 “필수의료는 특정 전문과목 리스트가 아니라 ‘생명 직결성·중증도·시급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상민 교수는 “폐렴은 국내 사망원인 3위, 폐암은 암 사망원인 1위에 달하며, 중증 폐렴, 급성 호흡부전, ECMO (에크모) 치료 등을 담당하는 호흡기내과는 중증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이라며 “MERS와 COVID-19 팬데믹을 거치며 입증 되었듯, 호흡기 전문인력은 평시에 유지되어야 하는 ‘국가 보건안보 대기 인프라’인 만큼 호흡기내과를 필수의료 영역으로 명시하고 전임의 및 중환자 전문인력에 대한 국가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5년 기준 강원·충청·전라·제주 등 주요 지역 수련병원에 호흡기내과 신규 전임의가 한 명도 없는 지역 의료 붕괴 현상을 강하게 우려하였고, 중환자진료를 담당하는 호흡기 중환자 전임의 숫자는 전국적으로 2025년 4명인 것으로 파악되어 5-10년 뒤 대한민국의 호흡기내과 필수의료를 이끌어 갈 인력에 대한 국가의 책임 있는 지원을 강조하였다.
두번째 발제는 ‘중증 COPD 산정특례와 교육 및 상담 수가 신설’이라는 주제로 이진국 교수(건국대학교 병원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가 정책 과제를 발표하였다. 이진국 교수는 “중증 COPD 환자는 폐기능이 50% 미만으로 저하되어 있고 잦은 급성 악화를 겪는데, 급성 악화로 3회 이상 입원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0% 수준으로 웬만한 암보다 낮다”며 “가정 산소 및 가정용 인공호흡기 사용으로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간병 부담이 중대한 만큼 산정특례를 적용해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고 피력하였다. 아울러 “COPD 치료의 핵심인 흡입제는 일반 알약과 달리 복용법 체계 교육이 필수적이지만 현 진료 환경에서는 설명 수가가 없어 적절한 관리가 어렵다”며 ‘COPD 및 흡입기 교육·상담 수가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세번째 발제의 주제는 ‘난치질환 치료제의 빠른 신약승인과 급여화’로 간질성 폐질환 연구회의 이재하 교수(인제대학교 해운대 병원 호흡기내과)가 발표를 하였다. 이 교수는 “2023년 희귀질환 산정특례 신규 등록 사망자 중 24.2%(4명 중 1명)가 IPF(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일 정도로 치명적이며, 희귀질환 중 요양급여비용 부담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일본, 대만, 싱가포르, 호주 등 주요 고소득 국가에서는 기존 항섬유화제 2종(Pirfenidone(피르페니돈), Nintedanib(닌테다닙))이 모두 급여 적용되는 반면, 한국은 IPF에 대해 Pirfenidone 1종만 급여가 인정되어 부작용이나 약물 불응 시 대체 치료 기회가 박탈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10여 년 만에 3상 시험에 성공한 Nerandomilast(네란도밀라스트) 등 새로운 치료제들의 등장에 발맞춰, 해외 신약이 국내 환자들에게 신속하고 예측 가능하게 허가 및 급여화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촉구하였다.
발제에 이어 진행되는 패널 토의 및 질의응답에는 학회 측 발표자인 이상민 교수, 이진국 교수, 이재하 교수, 황용일 교수가 참여하며, 정부 당국 및 유관 기관 전문가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구도은 사무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이소영 실장, 용산구 보건소장 정기석(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이진한 수석부회장이 참석해 호흡기 필수의료 지원 방안과 수가·급여 제도 개선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하였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유광하 이사장은 “이번 토론회는 호흡기질환이 단순한 만성질환이나 기침 질환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중증 필수의료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 학회 이은주 대변인 이사(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는 “정부 당국과의 건설적인 소통을 통해 산정특례, 정책수가, 신약 급여화 등 실질적인 정책 결실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