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두통학회(회장 주민경,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2026년 11월 16일 서울 강남 삼정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 및 한일심포지엄을 개최했으며, 총 160명이 참석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최신 두통 관련 임상연구 결과가 소개되었고, 이를 통해 두통 치료의 최신 경향과 근거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또한 이태규 두통연구자상과 대한두통학회 국제학술지 상(Headache and Pain Research Award) 등이 수여되어 국내 두통 연구자들의 연구 의욕을 높였다.
소아 두통 세션에서는 소아 두통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다루며,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소아 두통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차의료를 위한 세션에서는 두통 진단과 치료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 두통일기 활용법, 비약물적 치료 전략 등을 소개해 일선 의료현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두통과 함께 흔히 나타나는 어지러움에 대한 세션도 마련되어, 두통과 어지러움을 함께 고려한 포괄적인 평가와 치료 방안이 논의되었다.
동시에 진행된 한일심포지엄에서는 CGRP 단클론항체를 이용한 두통 치료 경험에 대해 한국과 일본 연구자들이 서로의 임상 경험과 최신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제작된 ‘군발두통 치료 진료지침’이 현장에서 배포되어, 군발두통 환자의 진단과 치료 표준을 제시하는 중요한 자료로 큰 관심을 모았다.
학술대회의 첫 세션에서는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손종희 교수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주민경 교수가 2025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진 두통 관련 주요 임상시험과 전임상·임상 연구의 하이라이트를 정리해 소개했다. 이 세션에서는 CGRP 단클론항체와 길항제, PACAB 항체의 치료 효과, Rimegepant의 국내 허가, fremanezumab의 소아 적응증 허가 등 두통 치료와 관련된 여러 고무적인 소식들이 발표되었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소아두통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집중하는 세션으로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인하대병원 손혜준 교수는 소아 두통의 진단과 평가에서 꼭 알아야 할 임상적 핵심 사항을 정리해 강의했다.
특히 두통 없이 나타날 수 있는 소아 편두통의 아형을 연령대별로 소개하며, 영아산통, 양성 돌발 사경, 양성 돌발 현훈, 주기 구토 증후군, 복부 편두통 등을 설명하고 각각의 진단 감별 포인트를 짚어 주었다. 또한 후두엽 뇌전증 및 여러 뇌전증 증후군과의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충남대병원 강준원 교수가 현재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소아두통 치료약제에 대하여 강의하였다. 약물치료에 앞서 생활습관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먼저 강조했다. 이어 소아·청소년 편두통의 급성기 약물 치료에서 첫 선택 약제로 이부프로펜을, 다음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에서는 12세 이상에서 트립탄 계열 약물을 사용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15세 이상에서만 허가되어 있어 이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가톨릭관동의대 국제성모병원 권혜은 교수는 소아 난치성 두통의 관리에 대해 강의했다. 특히 10대 청소년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와 우울감, 뇌의 취약성, 두통이 신체화 증상의 표현형으로 나타나는 양상, 그리고 일차성 두통이 만성 두통으로 진행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청소년의 신체화 증상이 ‘꾀병’과 어떻게 다른지, 이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막간에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신경과 조수현 교수가 대한두통학회 이태규 두통연구자상을 수상해, 두통 분야 신진 연구자로서의 업적을 인정받았다.
또한 대한두통학회 국제학술지 상(Headache and Pain Research Award)은 김유환, 김면, 유제국, 조수현, 강미경, 이미지, 이혜정, 하우석, 김지영 선생님이 수상해, 대한두통학회 국제학술지 발전에 기여한 노고를 인정받았다.
점심 심포지엄에서는 동아시아와 유럽 편두통 환자에서의 혈통간 전장유전체연관연구에 대하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준호 박사가 강의 하였다.
편두통 유전체 연구는 지금까지 주로 유럽인 대상 자료에 의존하고 있어, 동아시아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큰 한계가 있으나,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해 대만, 일본, 미국 연구진이 함께 참여하는 다인종 유전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앞으로 새로운 두통 치료제 개발과 정밀의료 기반 맞춤 치료 모델 구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하였다.
오후 첫 세션에서는 두통 클리닉에서 일차의료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본 원칙과 적용을 다룬 강의가 진행되었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하우석 교수는 두통환자에서 신경영상 검사의 시행 결정, 선택, 결과 해석에 대하여 강의 하였다.
일반적인 편두통이나 긴장형 두통 양상만 있을 때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꼭 필요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발두통이나 벼락두통의 경우에는 반드시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차두통을 의심하게 하는 ‘레드 플래그(red flag)’ 소견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영상검사를 시행해야 하며, 반대로 안심할 수 있는 ‘그린 플래그(green flag)’가 보일 경우에는 영상검사를 보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동탄삶신경과의원 배대웅 원장은 동반질환을 가진 두통환자에서의 포괄적 검사와 치료에 대하여 강의하였다. 편두통 환자에서는 생각보다 다양한 동반질환(자율신경계 질환, 뇌졸중, 난원공개존증, 이상지질혈증, 비만, 뇌전증, 근막통증증후군, 어지럼증, 우울·불안, 각종 수면장애 등)이 흔히 동반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꼼꼼한 병력 청취와 필요 시 적절한 검사가 중요하며, 신경과 전문의에 의한 체계적인 진찰과 검사를 통해 개별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이원우 교수는 두통일기와 비약물적 치료를 주제로 강의했다. 이 교수는 두통의 진단과 치료 효과 평가, 약물과용두통 관리에서 두통일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비약물적 치료로는 유산소 운동과 요가, 물리치료, 트리거 포인트 주사, 마사지, 환자 교육, 인지행동치료, 바이오피드백, 불면 및 스트레스 조절, 침술, 신경조절술 등이 두통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소개했다. 또한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특정 음식이나 다이어트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마그네슘, 비타민 B, 멜라토닌, 코엔자임Q 등의 보충제가 두통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진행된 한일 심포지엄에서는 일본에서 방한한 Takeshima Takao, Shohei Yoshida, Saro Kobayashi 교수와 한국의 장수임, 조수현 교수가 CGRP 단클론항체의 임상 경험에 대해 각각 한국과 일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강의하고 토론했다. 이를 통해 양국 연구자들 간에 활발한 의견 교환과 학술 교류가 이루어졌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편두통과 어지러움에 대하여 집중하였으며,
부산의대 양산부산대병원 최재환 교수는 어지럼을 호소하는 두통 환자의 진단과 평가에 대해 강의했다. 두통 환자에게 어지럼증이 동반될 경우, 대부분 양성이지만 위험한 질환의 신호(red flags)일 수 있어 감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TiTrATE' 접근법과 HINTS 검사를 포함한 신경이과적 검진은 진단에 유용하며, 특히 다양한 안구 운동 검사가 원인 질환을 감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부산의대 부산대병원 최서영 교수는 메니에르병과 편두통, 특히 전정편두통의 차이에 대해 강의했다. 전정편두통과 메니에르병이 증상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많아, 두통이나 빛·소리 공포증 여부 등 상세한 병력 청취를 통한 감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메니에르병 진단에는 청력검사가 필수적이며, 국내 다기관 연구에서 전정편두통 환자의 54%가 비정상적인 전정 기능 소견을 보인 바 있다고 덧붙였다.
전남의대 전남대병원 이승한 교수는 지속적 체위지각 어지럼과 편두통에 대해 강의했다. 지속적 체위지각 어지럼을 겪는 환자의 약 절반에서 편두통이 함께 나타나며, 전정 편두통과 지속적 체위지각 어지럼이 함께 존재하거나 서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두 질환의 감별이 매우 중요하며, 편두통 환자가 만성적인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경우 지속적 체위지각 어지럼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두 증상을 함께 인지하고 동시에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의대 울산대학교병원 박지윤 교수는 전정편두통의 치료에 대하여 강의하였다. 전정편두통 진단이 어려우며 설명안되는 어지러움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고, 두통이 없거나 전형적인 편두통 양상이 없는경우도 있을 수 있어 진단에 유의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에서 어지러움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전정편두통에서는 편두통에 대한 치료가 어지러움을 호전 할 수 있다.
울산의대 울산대학교병원 박지윤 교수는 전정편두통의 치료에 대해 강의했다. 전정편두통은 진단이 쉽지 않아, 원인이 잘 설명되지 않는 어지러움 환자에서 꼭 고려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두통이 없거나 전형적인 편두통 양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에도 전정편두통일 수 있어 진단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정편두통은 소아·청소년에서 어지러움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므로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하며, 편두통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동반된 어지러움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번 학술대회의 핵심 내용과 함께 한일심포지엄 소개, 이태규 두통연구자상 및 대한두통학회 국제학술지상(Headache and Pain Research Award) 수상자 소개가 진행되었다.
또 두통일기 앱 리뉴얼 진행 상황, 라디오 캠페인, 온라인 대중 강의, 유튜브 광고, 2025년 제7회 두통이야기 공모전 당선자 소개, 그리고 환우 홈페이지 리뉴얼 계획 등에 대해서도 차례로 설명했다.
2025년 추계학술대회는 두통 분야의 최신 임상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소아 두통, 두통의 일차진료, 두통과 동반된 어지러움의 진단과 치료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보는 자리였다.
또한 한일심포지엄을 통해 한국과 일본 연구자들이 두통 연구에 대해 깊이 있게 교류할 수 있었으며, 두통 연구에 기여한 연구자들에게 상을 수여함으로써 국내 두통 연구 발전에 큰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