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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봉교수, 소아청소년 뇌전증 발작 병원 밖 긴급약 부콜람

작년 의료대란 중에 경련 발작을 하는 뇌전증 어린이가 병원을 찾지 못하여 2시간 이상 전신 발작이 멈추지 않아서 뇌손상을 받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지금도 전국에 심한 경련발작이나 길게 지속되는 발작으로 119를 부르고 치료 병원을 찾느라 부모와 학교 보건교사들은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뇌전증지원센터(1670-1142)가 전국 보건교사들에게 시행한 뇌전증 교육 강좌 후 가장 많은 질문이 유치원, 학교에서 경련 발작을 하는 경우 이를 멈출 비상약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119요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와도 해줄 것이 없다. 그 후 병원을 찾는데 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아이는 경련 발작으로 새파랗게 죽어가고 있다. 반면 일본은 2021년부터 어린이, 청소년 경련발작을 멈추게 하는 비상약을 정식으로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뇌전증 발작 비상약 부콜람(Buccolam)은 입안에 주입하면 입 점막을 통하여 혈관으로 빨리 흡수되어 경련 발작이 5-10분내에 멈춘다. 병원에 갈 필요가 없어진다. 한국에는 병원 밖에서 경련발작을 멈추는 긴급약이 없다는 사실을 들은 뇌파장비 회사(니혼코덴 코리아) 김은석 직원은 일본에 수소문하여 10월 28일에 부콜람 뇌전증 발작 긴급약의 정보를 보내주었다. 필자는 바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조사를 의뢰하였고, 3일만인 31일에 구입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니혼코덴 코리아와 희귀의약품센터 담당 직원에 감사한다. 하지만 구입하기 위하여는 많은 서류 준비와 식약처 마약정책과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부콜람의 성분인 미다졸람은 마약이 아니고 병원에서 뇌전증 발작을 멈추기 위하여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이다. 그런데, 마약으로 분류되어서 수입도 안 되고, 신청하여 받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식약처는 치료용 안정제, 각성제(페니드) 등을 마약 분류에 넣어서 필요한 환자들이 사용하는데 큰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 매일 전국에서 수백, 수천명의 어린이, 청소년 뇌전증 환자들이 경련 발작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배송기간 8주, 마약정책과 승인 소요 시간(??) 등 언제 약을 받을 수 있을까. 긴급 비상약은 정말 급하게 사용해야 하는데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힘들다. 에피디올렉스(뇌전증 치료제)는 대마에서 원료를 채취한 것으로 진짜 마약류 약품에 속하는데도 희귀의약품센터에 신청하면 4-5일 후에 받을 수 있다. 발작 긴급약 부콜람도 이렇게 되어야 한다. 희귀의약품센터와 식약처의 마약정책과는 상호 협력하여서 부콜람을 뇌전증 어린이, 청소년들이 빨리 사용할 수 있도록 간편화하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구입 방법을 찾아도 너무 불편하면 사용하기 어렵다.


게다가 약값과 해외운송료가 너무 비싸다. 최소 230만원은 있어야 한번 신청할 수 있다. 부콜람은 뇌전증 어린이, 청소년의 생명을 구하는 비상약이다.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일본과 유럽은 부콜람을 사용하면서 뇌전증 아이들이 병원에 가는 일이 크게 줄었고 학습 방해도 줄었다. 뇌전증지원센터는 긴급약 부콜람 정보를 알아냈고 희귀의약품센터는 구입 방법을 빠르게 조사하였다. 부콜람은 뇌전증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긴급 비상약이다. 보건복지부는 식약처와 논의하여서 부콜람(Buccolam)을 전국 중증 뇌전증 환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해외운송비를 지원하고, 에피디올렉스와 같이 약값을 필수 급여로 지원해야 한다. 부콜람의 빠른 도입은 뇌전증 환자들의 응급실 방문을 크게 줄여서 뇌전증 환자와 가족, 보건교사의 부담을 줄여주고, 보험재정의 지출을 줄인다. 지금 소아청소년과 응급실 진료를 받기가 매우 힘들다. 부콜람의 신속하고 적절한 사용은 해외에서 뇌전증 발작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을 크게 줄이고 있다. 정부의 빠른 대처를 요청한다. 2세 – 66세 뇌전증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사용하는 뇌전증 발작 긴급약 디아제팜 비강 분무약 (스피디아 Spydia Nasal Spray)도 지난 6월일본에서 출시되었다. 스피디아 발작 긴급비상약의 빠른 도입을 위한 희귀의약품센터의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 약의 도입은 뇌전증 환자들의 응급실 방문을 줄이고 생명을 구한다.


홍승봉 교수
뇌전증지원센터장
성대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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