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동조합(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은 의료공공성 강화, 환자 안전 위한 인력 충원, 노동자 간 협력 저해하고 경쟁 심화시키는 72계단 임금 체계 전면 개편 등의 공공의료와 노동권 강화 요구를 걸고 6월 25일 교섭을 시작한 후 3개월간 17차례 본교섭과 54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하여 9월 26(금) 서울대병원 측과 잠정합의를 체결하고 가조인식을 진행했다.
김영태 병원장의 교섭 거부와 회피, 공공의료 및 인력충원에 대한 무책임한 교섭태도, 임금제도 개선에 대해 노동조합과 논의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불통의 교섭태도로 인해 이번 잠정합의에 이르는 과정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이에 노동조합은 9월17일 의료연대본부 4개 국립대병원 공동파업에 이어, 24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을 진행했다.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 규모는 계속해서 늘어나 현장 노동자들의 강한 요구와 투쟁열기가 확인되었다.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한 사회적인 지지가 확산되었고 보건의료단체들을 포함해 많은 사회단체들의 지지선언이 이어졌고 기자회견도 진행되었다. 그동안 노동조합의 투쟁을 통해서 선택진료제 개선, 어린이병원 입원보호자 식대 30%감면, 후원인 특혜 금지, 비급여항목 게시, 외래진료 적정화, 중환자 격리병상 확대와 방역물품 제공 등 환자와 보호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수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것들이 알려지면서 환자 및 보호자들도 파업에 대한 이해와 응원도 높아졌다.
파업 2일차인 25일, 김영태병원장이 예정된 본교섭을 개최 직전에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잠적하는 사태까지도 벌어졌으나, 그날밤 21시까지 계속된 조합원들의 투쟁 열기에 힘입어 병원장과의 대표자 교섭이 재개되었고 전면파업 3일차인 26일 결국 잠정합의를 이뤄냈다.
■ 공공의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책적·제도적 개선에 정부와 협력하고 총괄적인 공공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으나 보건복지부 이관 투쟁의 과제 남아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13가지의 의료공공성 요구를 걸고 올해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그 중 핵심은 무너지고 있는 공공의료,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총괄체계 구축이다. 노동조합의 요구로 서울대병원 사측은 총괄적인 공공의료체계 구축과 공공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개선에 정부와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 나누어져 있는 의료기관을 복지부로 통합하는, 즉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을 통해 가능한 내용이지만 끝내 합의 문서에 보건복지부 이관을 담지는 못했다. 노동조합은 실질적인 의료총괄체계 구축을 위해 서울대병원의 보건복지부 이관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어린이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어린이, 청소년 환자들이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어린이 및 청소년 환자에게 무상의료 시범사업을 2025년 내에 선도적으로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거부하던 병원이 노동조합의 지속된 요구와 투쟁으로 “어린이 및 청소년 환자의 병원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와 정책을 지속적으로 연구 및 검토하고, 2026년 상반기 내 국립대학병원협회에서 정부에 건의” 하기로 합의했다.
그 외 민간보험 활성화를 위한 실손보험 홍보창구 운영 약정을 해지하고 창구를 철거, 병원 이용 환자 보호와 성폭력 방지를 위한 지침 마련, 장애인 고용율을 높이기 위한 직무개발 밀 장애인 전담창구 시설 개선 노력, 병원 경영평가에서 공공성 지표 강화 정부 건의 등 의료공공성 합의를 이끌어냈다.
■ 임금체계 개편의 시작 열었다. 노동조합 “경쟁 아닌, 협력 가능한 임금체계를 투쟁으로 만들어갈 것”
서울대병원은 5년 이상 근속 간호사 퇴직자 비율이 16개 국립대병원들 중 가장 높다. 최근 보건복지위 김민전 의원실이 발표한 ‘2021년~2025년 8월까지 16개 국립대병원(분원포함)의 간호사의 근무기간별 퇴직자 현황’에 대한 2025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5년 미만 퇴직자의 비율이 5,718명(83.7%)로 심각했다. 그 중 유독 서울대병원의 경우 근무 5년 이상 퇴직자가 ‘전체 퇴직자 1,255명 중 359명(28.6%)’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대병원이 ‘5년 이상의 숙련 간호사’들의 퇴직 비율이 가장 높은 이유는 바로 비상식적인 임금제도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현재 대부분의 국립대병원 임금 체계는 타 공공기관과 비슷하게 직급체계는 5직급~6직급 체계(직급승진체계)와 근속1년당 호봉이 상승되는 기본급 체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기존 서울대병원의 경우에도 기존에는 ‘5직급, 40호봉급’ 체계로 비슷했으나 2014년 12월 박근혜 정부시기 '공공기관 방만경영 정상화'에 따라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 위한 목적에서 일방적인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이 이루어지면서 ‘9직급 - 72호봉급’ 체계로 일방적으로 개악되었다.(시행일은 2015년 7월)
이에 노동조합은 노동자 간 경쟁 구도를 만드는 지금의 임금체계를 협력 가능한 임금체계로 전면 개편해야한다고 요구해왔다.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조합의 투쟁으로 72단계에서 한 단계를 줄이는 것을 우선 합의하였다. 노동조합은 비상식적인 72단계 임금체계를 전면 개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다.
■ 그 외, 야간근무자 회복 휴가, 진료지원간호사 노동조건 보장, 인력 충원, 정규직전환 직종 처우개선, 정부가이드라인대로 3% 인금인상 등
안정적인 간호 제공을 위한 예비간호인력 증원, 진료지원간호사 노동조건에 불이익이 없도록 단체협약 준수, 야간근무자 회복 휴가 확보, 정규직전환 직종 처우개선, 정부의 공공기관임금인상 가이드라인 대로 총액대비 3%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 오늘 잠정합의 및 가조인식이 진행되면서, 3일째 이어오던 무기한 전면파업은 27일부로 중단하고 조합원들은 업무로 복귀할 예정이다.
노동조합은 무기한 전면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한 뒤, 향후 전조합원 찬반투표 절차를 거친 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식(조인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공의료와 노동권 강화, 인력충원을 요구했던 2025년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의 파업투쟁은 중단하지만, 서울대병원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공병원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은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다.
■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의 투쟁에 지지와 응원 보내주신 환자, 시민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누구나 어디서나 건강할 권리’ 쟁취를 위해 열심히 투쟁할 것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승리하라”며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신 환자와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38년의 역사 속에서 병원노동자와 함께 공공의료의 길을 걸어주신 모든 분들께 부끄럽지 않도록 공공의료 확대 투쟁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