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과 차별없는 서울, 우리가 만든다!
오늘은 서울시 민선 8기 오세훈 시장의 임기 3년 되는 날이다. ‘약자동행’과 ‘매력서울’를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는 지난 6월 25일 ‘2025년 2차 창의 발표회’를 개최했다. 쪽방촌의 ‘온기 창고’ ‘장애인 어린이 우대용 교통카드 이용 편의 개선’ 등을 시민 생활을 바꾼 대표적 창의 행정 성과로 꼽았다. 또 2차 창의제안으로 6가지를 ‘약자동행’을 위한 정책을 선정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성과로 꼽은 ‘온기 창고’ 등은 쪽방 주민이 겪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이 아니다. 시혜와 동정, 약간의 복지 지원으로는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번에 선정한 ‘약자동행’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기부채납 예정부지 공사 단계부터 휠체어, 유모차 등 보행 가능한 공간 조성 –휠체어 탑승 가능한 UD택시 도입 등 생색내기용 정책에 불과하다.
3년 전,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청으로 처음 출근하던 그날, 도시의 빈민들이 오세훈을 멈춰세운 이유는 분명했다. 삶의 절박함을 전하고, 서울시의 외면을 멈춰세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3년이 흐른 지금, 그 요구는 여전히 외면당한 채, 가난한 이들의 삶은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는 ‘약자동행’을 내세우며, 매년 ‘약자동행지수’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자화자찬의 도구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그 지표 속 어디에도 진짜 약자, 즉 거리에서 생존을 이어가는 홈리스, 쪽방주민, 철거민, 노점상, 장애인, 노동자들의 고통은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와 이해관계자의 ‘평가’는 있었지만, 정작 당사자의 목소리는 없다. 이는 동행이 아닌 기만이다.
오세훈 서울시의 약자동행은, 시민의 삶을 장식물처럼 활용하는 ‘약자 병풍 정치’일 뿐이다. 시장은 첫 민생행보로 쪽방촌을 방문했고, 노점상을 마주했으며, 홈리스가 머무는 광장을 걸었다. 그러나 이 만남의 끝은 언제나 공허했다. 쪽방 주민은 여전히 집다운 집을 기다리고, 노점상은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자리를 잃었고, 거리홈리스는 ‘광장의 안전’을 이유로 배제되었다. 여전한 개발 광풍 아래 수많은 철거민들이 집과 상가에서 내쫓기고, 여성과 청소년을 위한 돌봄과 연결망은 서울시의 행정 아래 하나둘씩 해체되고 있다.
빈민들은 요구한다. 우리는 약자로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동등한 시민으로서 우리의 권리를 보장할것을 서울시에 촉구한다. 서울시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이 시혜가 아니라 권리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주거권, 생존권, 노동권, 돌봄과 안전에 대한 권리는 모든 시민에게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지금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우리를 병풍 삼지 말고, 우리와 함께 동등한 도시를 만들라.
보여주기식 동행을 멈추고, 실질적 권리 보장에 나서라.
서울시의 기만적 개발과 차별적 정책을 전면 수정하라.
가난한 이들이 먼저 안전하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어야 모두에게 열린 도시일 수 있다.
우리는 기억한다. 3년 전에도 이 자리였고, 오늘도 이 자리다. 그러나 앞으로의 3년은 달라져야 한다. 가난한 이들이 기획된 풍경이 아니라, 도시의 주인이 되는 서울을 위해,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25년 7월 1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