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우회(KSEAPA)는 8월 22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발족식을 개최하고, 국내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들의 권익 증진과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중증 호산구성 천식은 고용량 흡입 스테로이드와 2차 조절제를 포함한 표준치료에도 조절되지 않거나, 치료를 중단할 경우 악화가 예상되는 중증 천식의 하위 유형으로 반복적인 급성 악화, 응급실 방문, 입원, 폐기능 저하, 경구 스테로이드 의존 등을 동반할 수 있어 환자들의 일상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국내에서는 높은 본인부담과 제한적인 치료 여건으로 인해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에 제때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발족식에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을 앓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를 비롯해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원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손경희 교수,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KORD) 정진향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환우회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환우회장 임명장 수여식과 환우회 발족 선언 및 선언문 낭독, 연간 활동 계획 발표가 진행됐으며, 이를 통해 환우회 출범의 의미와 향후 활동 방향을 공유했다. 이어진 질환 강의와 질의응답 시간에는 환자와 가족들이 질환과 치료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내용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환우회는 이번 공식 발족을 계기로 환자와 가족 간의 교류와 정서적 지지를 확대하고,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한편, 치료 과정에서 겪는 제도적 어려움을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중증 호산구성 천식 질병코드(J82.12)를 신설해 시행하고 있다. 이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이 별도의 정책적 검토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점에 대해 정부 역시 필요성을 공감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질병코드가 신설됐음에도 불구하고, 산정특례 인정 여부에 대한 실질적인 검토와 논의는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어,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은 여전히 큰 실정이다.
중증 호산구성 천식은 효과적인 생물학적 제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엄격한 급여기준과 높은 본인부담으로 인해 실제 치료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반복적인 악화와 응급실 방문, 입원, 장기적인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으며, 치료 가능성이 있음에도 적절한 개입이 지연되는 현실을 겪고 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외래 본인부담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환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우회는 이 같은 현실이 보장성 형평성 측면에서도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사한 면역·염증성 질환 가운데 일부는 이미 산정특례 적용을 받고 있는 반면,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들은 반복 악화와 높은 치료 부담을 겪고 있음에도 제도적 보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우회 박영덕 회장은“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들은 단순한 호흡기 증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반복되는 악화와 응급실 방문, 입원, 치료비 부담은 환자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일상과 생계까지 흔들어 놓는다”며 “환자들이 악화된 뒤에야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이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원 교수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은 단순한 증상 조절의 문제가 아니라 반복적인 악화와 폐기능 저하,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에 따른 부작용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음에도 제도적 한계로 인해 적절한 치료가 지연된다면 환자 개인의 질병 부담은 물론 사회적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환자의 질환 특성과 치료 필요성에 기반해 적절한 치료를 제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KORD) 정진향 사무총장은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사회적 인식이 낮은 질환일수록 환자와 가족이 겪는 어려움이 정책 논의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이번 환우회 발족이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사회에 알리고, 치료 접근성과 보장성에 대한 논의를 보다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희의료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손경희 교수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의 질환적 특성과 일반 천식과의 차이, 중증 천식 환자가 겪는 경제적 부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중증 천식 환우회 회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치료와 질환 관리에 대한 궁금증을 나눴다.
한국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우회는 향후 환자와 가족이 질환 및 치료 정보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정서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넓혀갈 예정이다. 또한 치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마주하는 부담과 어려움이 정책과 제도 논의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의료계 및 관련 단체와의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환우회는 이번 발족을 출발점으로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와 가족의 목소리를 사회에 알리고, 치료 부담으로 인해 일상과 삶의 계획이 흔들리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