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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피부과의사회 성명서 피부 질환은 ‘사진 한 장’으로 진단할 수 없다

2026-10-24 20:49 | 입력 :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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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진 비대면진료 확대 및 30일 처방 허용에 대한 대한피부과의사회 성명 —



보건복지부는 10월 18일, 초진 비대면진료를 원칙적으로 환자 주소지와 같은 시·도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허용하고, 초진 처방일수를 7일 이내로 제한하되 일정 요건 아래 1회에 한해 30일까지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의 입법예고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이번 개정안이 피부 질환의 진단과 약물 처방에 필요한 안전장치를 충분히 갖추지 않은 채 초진 비대면진료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피부과 진료가 ‘사진만 보내면 되는 진료’, ‘원하는 약을 골라 받는 서비스’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환자의 안전과 의사의 전문적 판단을 지키기 위해 본회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하나. 화면 속 사진은 대면 진찰을 대신할 수 없다.

피부과 진단은 병변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병변을 직접 만져 질감과 깊이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더모스코피 검사와 전신 피부 진찰, 진균 검사, 조직검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 스마트폰 사진은 조명과 각도, 해상도에 따라 같은 병변도 다르게 보이며, 흑색종과 같은 악성 병변이나 감염성 질환의 중요한 단서를 놓칠 수 있다.

숙련된 피부과 전문의에게도 사진은 진단을 위한 보조 자료다. 충분한 진찰과 검사가 필요한 환자에게 사진이나 영상만으로 진단과 처방을 마치도록 유도하는 구조는 오진과 치료 지연의 위험을 높인다. 정부는 피부 질환의 이러한 특성을 처방 편의성이나 접근성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둘. 초진 제한 약물 목록은 반드시 의료계와 사전에 협의하여 구체적으로 정하라.

피부과에서 사용하는 약물은 단순한 미용 상품이 아니다. 경구 이소트레티노인,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등 경구 탈모치료제, 경구 미녹시딜, 전신 스테로이드, 고역가 외용 스테로이드, 경구 항진균제, 전신 면역조절제 등은 약물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임신 가능성, 기저질환, 병용약물, 검사 결과 등을 면밀히 확인하고 추적 관찰해야 한다.

정부는 초진 비대면진료에서 제한할 약물의 범위를 포괄적 문구나 추후 검토로 남겨서는 안 된다. 대한피부과의사회를 비롯한 관련 의료계와 반드시 사전에 협의하여, 제한 대상의 성분·제형·투여경로와 적용 기준을 시행 전에 구체적으로 확정하라. 특히 임신 관련 위해, 전신 부작용, 오남용 가능성이 있는 약물은 엄격하게 검토해야 한다. 의료계의 전문적 판단이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기준 마련은 받아들일 수 없다.



셋. 초진 30일 처방은 ‘예외’가 아니라 환자 안전의 ‘구멍’이다. 평생 1회라도 권고하지 않는다.

초진 비대면진료에서 30일 처방을 허용하면, 대면 평가와 경과 확인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달 치 약물이 제공될 수 있다. 진료·처방 이력이 확인된다는 사실만으로 현재의 병변 상태, 새로운 금기사항, 부작용 발생 여부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장기간 복용하는 탈모약과 여드름약의 경우, 이 조항이 적절한 진찰보다 장기 처방의 편의를 앞세우는 통로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 ‘평생 한 번’이라는 횟수 제한이 한 달 처방의 안전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단 한 번의 처방으로도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초진 비대면진료에서의 30일 처방을 평생 1회라도 권고하지 않으며, 전 회원에게 이를 시행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 정부는 초진 30일 처방 허용 조항을 삭제하라.



넷. 처방일수 제한만으로는 외용제의 과다 처방과 오남용을 막을 수 없다.

외용제는 처방일수뿐 아니라 총량과 용기 수, 약제의 역가, 도포 부위와 면적, 사용 기간이 안전성을 좌우한다. 따라서 처방일수를 제한하는 것만으로는 과도한 양의 외용제가 한 번에 처방되는 문제를 충분히 통제하기 어렵다.

특히 고역가 외용 스테로이드의 부적절한 장기·광범위 사용은 피부위축을 비롯한 국소 부작용과 전신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경구약 중심의 처방일수 규제에 머물지 말고, 외용제의 특성을 반영한 초진 비대면 처방량 상한과 오남용 방지 기준을 피부과의사회를 비롯한 의료계와 협의하여 마련하라. 처방 단계에서 총량과 중복 처방을 확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장치도 갖춰야 한다.



다섯. 탈모약·여드름약을 ‘최저가’로 고르는 진료 상품화를 차단하라.

진료에 앞서 특정 약물과 가격을 비교하고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는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환자의 구매 요구에 종속시킬 수 있다. 약물의 선택은 광고나 가격 경쟁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와 의학적 필요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의약품 상품명과 가격 노출을 통한 처방 유도 행위를 실효성 있게 규제하고, 비급여 처방 내역의 제출·점검을 통해 과다 처방과 반복 처방을 관리하라. 플랫폼의 영업 방식이 진료의 내용과 처방을 좌우하는 구조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여섯. 환자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초진 비대면진료 확대를 재검토하라.

대면 진찰이 필요한 환자를 적시에 대면진료로 연결하고, 위험 약물과 외용제의 부적절한 처방을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초진 비대면진료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제도 시행 일정에 맞추기 위해 안전성 검토와 의료계 협의를 형식적인 절차로 처리하지 말라.

대한피부과의사회는 피부 질환의 진단 특성과 약물의 위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이번 개정안의 재검토를 요구한다. 초진 30일 처방 허용 조항의 삭제, 의료계와의 사전 협의를 통한 제한 약물 목록의 확정, 외용제 처방량 관리, 플랫폼의 처방 유도 행위 차단이 개정안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잘 보이는 장기다. 그러나 잘 보인다고 해서 화면만으로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건강은 단 한 번의 예외로도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료계의 우려와 요구를 실질적으로 반영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바로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 10. 23



대한피부과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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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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