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동안 한미약품그룹의 법인카드·회사 자산 사용, 구매비리 등 내부통제 문제를 제보해 온 김태호입니다.
이번에는 2020년 창업주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한미약품그룹의 기부금이 어디로 흘렀는지, 특히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에 대한 지원 규모와 방식을 비교했습니다.
창업주의 신약개발 정신을 계승한 임성기재단은 15.6억, 가현문화재단 240.5억
임성기재단은 고(故) 임성기 회장의 신약개발 철학을 계승하고 의약학·생명과학 연구와 인재를 지원하기 위해 2021년 출범한 공익재단입니다.
임성기회장 사후 송영숙회장 집권기인 2020~2024년 한미약품그룹이 임성기재단에 지원한 기부금은 총 15억6천만원인데, 같은 기간 가현문화재단은 무려 15배가 넘는 240억5천만원을 지원하였습니다.
가현문화재단은 송영숙 회장이 대학 시절 참여한 사진 동아리 ‘숙미회’에서 시작한 취미 활동에 한미약품이 지원하며 세워진 한미사진미술관을 모태로 만들어진 문화재단입니다. 문화예술 지원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한미약품 창업주의 경영철학과 본업을 생각할 때, 의약·생명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임성기재단과 비교해 그룹의 사회공헌예산이 어떤 기준으로 배분됐는지는 주주가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적자 계열사도 가현문화재단에는 기부
주목할 점은, 송회장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약 107억 원에 이르는 한미정밀화학에서도 가현문화재단에 7억원을 기부하였다. 회사가 손실을 내는 상황에서도 특수관계자인 재단에 지속적으로 기부금을 지급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합니다.
2024년 한미사이언스의 기부금도 눈에 띕니다. 2023년 5억2,300만원이었던 기부금이 2024년 111억9,300만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는 해당 연도 영업이익의 약 28.7%, 주주에게 지급된 배당금 203억1,400만원의 55.1%에 해당합니다. 왜 2024년에 기부금이 이처럼 급증했는지도 확인돼야 합니다.
결국 확인해야 할 것은 ‘누가, 왜, 어떤 절차로 결정했나’입니다
전자공시와 재단 자료를 대조하면 2020~2024년 한미약품그룹 주요 계열사가 집행한 기부금은 총 471억6,600만원이고, 이 가운데 약 51%인 240억5,600만원이 가현문화재단에 지원되었습니다.
제가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이 기간 거액의 기부금, 특히 특수관계자인 재단에 지원한 기부금이 이사회 승인을 거쳤는지 불분명합니다.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기부금이었다면 회사 사회공헌예산, 지원대상 기관과 기부금, 기부목적, 특히 특수관계자에 대한 기부금 등에 대한 이사회의 심의와 승인 여부를 밝혀야 합니다.
한미약품그룹의 자금은 특정 개인의 돈이 아니라 회사와 주주의 자산입니다. 특히 창업주 연구재단과 가현문화재단 사이에 이처럼 큰 지원 격차가 발생한 이유와, 적자 계열사까지 가현문화재단을 지원한 이유를 회사는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특히, 특수관계자인 재단 기부금은 이사회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집행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너의 독단과 전횡이 아니면 불가능해 보이는 지난 5년간 가현문화재단에 지원된 약 240억원이 누구의 판단으로, 어떤 기준과 승인 절차를 거쳐 집행됐는지 회사가 객관적인 자료로 밝혀야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