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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요양보호사의 글, 치매 등 정신질환의 배회는 방어기제일 수 있어, 오히려 걷게 해야 좋아진다

2026-08-23 22:03 | 입력 :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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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앉아 글을 쓸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뒺집어 엎어졌으면 하는 망믐이 하루에도 수차례 일어났다 가라앉았다 하는 상황이다. 반사회적 성향이 이러다간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마저 든다.


답답해서 나왔어요 — 치매 어르신의 배회, 걷고 싶은 몸의 신호

요양보호사로 일하다 보면 정말이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이 있다.

5등급 치매 어르신을 모시던 어느 날이었다. 나는 평소처럼 집안일을 하고 있었다.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잠깐 사이에 어르신이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린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르신이 신발도 신지 않았고, 핸드폰도 가지고 나가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뒤늦게 어르신이 없어진 것을 발견한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어르신!"

집 안을 뒤지고, 현관을 확인하고, 급하게 밖으로 뛰어나갔다. 경찰에 신고하고 주변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경찰관들과 소방대원들까지 합류해 동네 곳곳을 뒤졌다.

시간은 정말 느리게 흘렀다.

'혹시 어디에서 넘어지신 것은 아닐까?'
'차도로 가신 것은 아닐까?'
'도대체 어디로 가신 걸까?'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렇게 거의 한 시간을 찾아 헤맨 끝에, 마침내 옆 동네에서 어르신을 발견했다.

그런데 어르신의 모습을 보는 순간 또 한 번 가슴이 철렁했다.

맨발이었다.

양발은 이미 까져 있었다.

나는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어르신, 왜 신발도 안 신고 여기까지 오셨어요?"

그런데 어르신의 대답은 너무나 태연했다.

"답답해서 그랬지."

나는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우리에게는 한 시간 동안 경찰과 소방대까지 동원될 만큼 큰 사건이었는데, 정작 어르신에게는 그저 답답해서 밖으로 나온 일이었던 것이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불안하거나 초조하면 가만히 앉아 있기가 어렵다.

누군가는 다리를 떤다.
누군가는 손톱을 물어뜯는다.
누군가는 방 안을 서성인다.
또 누군가는 밖으로 나가 걷는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마음이 답답할 때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 무작정 걷고 싶을 때가 있다.

걷다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다.

그렇다면 치매 어르신의 배회도 단순히 "왜 자꾸 돌아다니실까?"라고만 생각할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물론 치매의 배회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길을 잃거나 목적을 잊어버렸을 수도 있고, 화장실이나 집을 찾는 것일 수도 있다. 불안이나 초조함 때문에 움직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 어르신에게 걷는 행동은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배회하는 어르신에게 무조건

"앉아 계세요."

"돌아다니시면 안 돼요."

라고 말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맨발로 밖에 나가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절대 안 된다. 현관문이나 출입구의 안전을 살피고, 배회가 잦다면 보호자와 함께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어르신이 불안해서 계속 걷는다면, 안전한 공간에서 걷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집 안을 천천히 몇 바퀴 걷게 할 수도 있고, 안전이 확보된 곳에서 함께 산책을 할 수도 있다.

"걷지 마세요"가 아니라

"답답하셨어요? 그럼 저랑 조금 걸어볼까요?"

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참 묘하다.

머리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할 때, 몸이 먼저 움직여 스스로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그날 맨발로 옆 동네까지 걸어갔던 어르신은 어쩌면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자신도 설명하지 못하는 답답함에서 벗어나려고 걷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치매 어르신의 배회는 작은 행동 하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니 요양보호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왜 걷고 있는지를 살피면서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혜가 아닐까.

그날 이후 나는 어르신이 집 안을 서성일 때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또 어디로 가시려고 하지?'

그리고 그보다 먼저 생각한다.

'혹시 지금, 많이 답답하신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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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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