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힘든데, 돈많은 사람들은 왜이렇게 많은가. 아 끝내 뒤집어 엎어지기전에 내가 먼저 파산으로 고꾸라진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마지막 남은 진실이라고 써본다.
민주주의는 누구의 것인가
세상을 살다 보면 재미있는 일이 하나 있다. 권력을 갖지 못한 사람은 언제나 민주주의를 말한다. 자유를 외치고, 다양성을 존중하자고 한다. 그러나 막상 권력을 손에 쥔 뒤에도 같은 목소리를 유지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가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민주주의는 과연 어느 이념의 것인가.
많은 사람은 진보가 민주주의를 추구한다고 말한다. 또 어떤 사람은 보수가 자유를 지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역사를 들여다보면 어느 한쪽만 민주주의를 독점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권력을 갖기 전에는 민주주의를 외치던 세력이 권력을 잡은 뒤에는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보의 이론을 보면 노동자와 약자를 위한 사회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역사 속 일부 사회주의 국가들은 권력을 장악한 뒤 일당체제를 구축했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며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모든 진보 세력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권력이 집중되었을 때 나타난 모습은 민주주의의 이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종교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권력을 갖지 못한 종교는 종교의 자유를 주장한다. 다양한 신앙이 공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의 종교가 국가 권력과 결합하면 어떠한가. 역사 속에는 다른 종교를 탄압하거나 자신의 신앙만을 강요했던 사례도 적지 않다. 유일한 진리를 주장하는 신념은 권력과 만나면 다양성을 억누르는 방향으로 흐를 위험성을 항상 안고 있다.
이것은 특정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 사회의 오래된 특징이다.
사람은 약자일 때는 자유를 원한다. 그러나 강자가 되면 질서를 원하고, 그 질서를 자신의 기준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자유를 외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자유를 제한하는 사람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나는 민주주의를 어느 이념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좌파의 것도 아니고 우파의 것도 아니다. 특정 종교의 것도 아니고 특정 철학의 것도 아니다. 민주주의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베푸는 선물이 아니라, 권력이 한곳으로 쏠리지 않도록 사회가 끊임없이 견제하며 만들어 가는 질서다.
우리는 북한을 보며 민주주의를 느끼지 못한다. 중국을 보면서도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떤 이름의 이념을 내세우느냐가 아니다. 권력이 얼마나 집중되어 있는가가 더 본질적인 문제다.
반대로 민주주의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사회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가 서로 견제하고,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며, 시민이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해 권력이 분산되어 있다.
나는 민주주의의 핵심을 바로 여기에서 찾는다.
민주주의는 선한 사람을 권력자로 만드는 제도가 아니다. 악한 사람이 권력을 가져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제도다. 사람의 선의를 믿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견제를 믿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좌파도 맹신하지 않고 우파도 맹신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든 절대적인 권력을 갖게 되면 자신들의 신념을 절대화하려는 유혹을 받기 쉽다.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 온 일이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신앙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어야 한다. 하나의 종교가 사회 전체를 지배하려는 순간 다양성은 사라지고, 다양성이 사라진 자리에는 자유도 함께 약해진다.
민주주의는 결국 다양한 생각이 서로 경쟁하며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는 사회는 편할 수는 있어도 자유롭기는 어렵다.
나는 민주주의를 거대한 나무에 비유하고 싶다.
그 나무는 어느 한 정당이 심은 나무도 아니고, 어느 한 종교가 키운 나무도 아니다.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권력을 감시하고, 잘못을 비판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인정하며 오랜 시간 물을 준 결과 자라난 나무다.
그 나무를 죽이는 것은 언제나 같은 것이다.
권력의 집중이다.
그리고 그 나무를 살리는 것도 언제나 같다.
권력의 분산이다.
민주주의는 특정 사상의 승리가 아니라 권력이 서로를 견제하는 균형 속에서 살아남는다. 따라서 시민이 믿어야 할 것은 특정 이념이나 특정 지도자가 아니라, 누구도 절대적인 권력을 갖지 못하게 만드는 제도와 시민의 감시 정신이다.
결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사람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권력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견제하는 평범한 시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