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폐암환우협회(회장 조정일)는 8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소세포폐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과 이개호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폐암환우협회가 주관했으며, 대한폐암학회 종양면역다학제연구회가 후원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환자단체·의료계·정부·언론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 접근성 문제와 혁신 치료제 급여 정책 방향 등을 집중 논의했다.
“소세포폐암은 가장 공격적인 폐암… 치료 기회 빠르게 소진”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육정환 교수는 ‘소세포폐암 혁신 치료 접근성 확대의 시급성: 치료 차수 상승에 따라 급격히 좁아지는 생존 창(窓)’을 주제로 발표했다.
육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10% 수준이지만 가장 공격적이고 치명적인 형태의 폐암”이라며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이미 확장병기 상태에서 진단받고 있으며, 재발과 악화를 반복하며 치료 기회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1차 치료 환자 중 실제 3차 치료까지 도달하는 환자는 약 13~16%에 불과하고, 3차 치료 시점의 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4개월 수준”이라며 “특히 3차 치료 영역은 사실상 표준 치료가 부재한 치료 공백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비소세포폐암은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를 중심으로 치료 옵션이 크게 확대된 반면, 소세포폐암은 지난 30여 년간 제한된 세포독성항암제 치료에 머물러 있었다”며 “후속 치료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생존 연장 가능성을 보여준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해 신속한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폐암환우협회 임형석 이사, “비급여 신약은 환자들에게 ‘가시달린 동앗줄’”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한국폐암환우협회 임형석 이사는 ‘소세포폐암 환자의 목소리로 조명한 치료 현실’을 주제로 환자 경험을 기반으로 도출한 정책 과제를 발표했다.
임 이사는 한국폐암환우협회가 소세포폐암 환자 및 보호자 9인을 심층 인터뷰해 올해 4월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소개하며, “소세포폐암 환자들은 빠르게 악화되는 질환과 반복되는 독성항암치료의 부담 속에서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신약조차 비용 문제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기 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는 급여를 기다릴 시간조차 없다”며 ▲소세포폐암 신약의 신속 급여화 ▲질환 특수성을 반영한 중증질환 급여 가속화 제도 마련 ▲급여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자 목소리 반영 확대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그는 “사례집 제작 과정에서 인터뷰에 참여했던 일부 환우들은 책이 완성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며 “일분일초를 다투는 환자와 가족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실질적인 치료 환경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들 “중증도·치료 공백 고려한 별도 접근 필요”
패널토론은 대한폐암학회 종양면역다학제연구회 회장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진석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임상 전문가 패널로 나선 한양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 “소세포폐암은 치료 실패 이후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특성이 있어 후속 치료 접근성 확보가 곧 생존과 직결된다”며 “30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실제 환자들에게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우 보호자 패널로 참석한 건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는 보호자 관점에서 “소세포폐암은 하루가 다르게 진행되는 암종인 만큼 시간이 곧 치료 기회다. 급여만을 기다리는 환자와 보호자 모두 상실감과 외로움이 크다”며 “급여도 질환의 특수성을 고려해 보다 현실적으로 검토를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지 정책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아 나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문 청년의사 김윤미 기자는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 관심과 정책 논의에서 소외돼 왔던 영역”이라며 “환자가 필요한 시점에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다면 의학적 진보는 가능성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급여 심사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부의 약가제도가 단순한 방향성 제시에 그치지 않도록 제도 개편을 위한 절차를 조속히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숙현 신약등재부장은 “소세포폐암은 최근 신약 개발의 진전으로 치료 성과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신약에 대한 요구도가 높은 암종이라는 점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며 “급여 심사 과정에 질환의 특수성을 반영해 환자들이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김연숙 과장은 “중증질환 환자의 치료 기회 확대 필요성에 대해 정부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환자 접근성과 건강보험 재정의 균형을 함께 고려하면서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치료 시기 놓치지 않도록 제도 개선 필요”
한국폐암환우협회 조정일 회장은 “소세포폐암 환자들은 오랜 기간 제한된 치료 옵션 속에서 힘겨운 시간을 견뎌왔다”며 “이번 토론회가 환자들이 겪는 치료 공백 문제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정책 논의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