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한 치과 보장성 확대와 건강 형평성 강화를 촉구한다.
지난 9월 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건강보험 보장 1단계 혁신 방안’이 의결됨에 따라, 오는 2027년 1월부터 무치악 어르신들의 임플란트가 2개까지 건강보험의 지원을 받게 된다. 2014년 7월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시작된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이 점차 65세 이상으로 확대되어 왔으나, 정작 임플란트가 가장 절실한 완전 무치악 어르신들은 그 혜택에서 배제되어 왔다. 이번 결정은 이러한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예외 규정을 폐지하고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적극 환영한다.
그러나 치과 공공성의 핵심인 '보장성 확대'와 '건강 형평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번 조치가 가지는 한계가 명확하기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을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기존 건강보험 완전틀니를 지원받은 무치악 어르신을 예외로 한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
이번 결정에 따르면 기존에 건강보험으로 완전틀니를 지원받은 어르신들은 완전틀니 급여 적용 후 7년이 지나야 무치악 임플란트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는 실질적으로 저작에 어려움을 겪어 전신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는 완전틀니 사용자들에게 혜택을 최대 7년까지 유예하는 철저한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며, 노년기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가져올 수 있음을 간과한 결정이다. 지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임플란트 적용 대상에서 배제되어 유일한 선택지로 완전틀니를 택해야 했던 이들에게, 그 유일한 선택지를 이유로 또다시 필수 치료를 유예하는 것은 명백한 건강 불평등의 재생산이다. 오랜 틀니 사용으로 치조골이 극도로 흡수된 환자에게 임플란트 2개를 식립하여 틀니의 유지력을 부여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필수 치료다. 이분들에 대한 역차별이 연장되지 않도록 2027년 1월부터 동일하게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
둘째, 틀니 및 ‘무치악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의 연령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치과 건강보험 보장률은 35.7%로 매우 낮은 수준이며, 미충족 치과의료율은 의과에 비해 4~5배나 높다. 여러 연구에서 공통으로 지적하듯 그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부담'이다. 이는 돈이 없어 치과 치료를 포기하는 국민이 많음을 의미하며, 경제적 불평등이 취약계층의 구강 건강을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다수의 치아 상실을 방치할 경우 정상적인 저작 활동이 불가능해져 각종 만성질환 등 전신 건강에 치명적인 손상을 불러오며, 심미적 결손으로 인한 대인관계 위축은 사회경제적 활동의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다.
이처럼 다수의 치아 상실로 인한 저작 기능과 심미적 결손을 회복하기 위해 틀니 및 ‘무치악 임플란트’ 등의 치료가 필요함에도, 현행 제도는 65세라는 연령 기준에 묶여 있어 65세 이전의 청·장년층을 보호할 사회적 안전망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청·장년층의 미충족 의치 필요자율이 의료급여 수급권자에서 건강보험 대상자에 비해 4.6배로 나타난 연구에서 보듯이, 아직 노인이 아니더라도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에게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우리 사회의 건강 형평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이다.
여전히 치과의 문턱이 높고 진료비가 부담스러운 국민들에게 틀니와 ‘무치악 임플란트’가 최소한의 구강건강과 심미적 결손을 회복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도록, 틀니 및 ‘무치악 임플란트’의 건강보험 적용을 모든 연령으로 확대해야 한다.
셋째, 치과 임플란트를 '본인부담상한제(의료비 상한제)'에서 제외하는 불합리한 규정을 폐기해야 한다.
임플란트와 틀니의 본인부담률이 30%로 낮아지며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완전틀니가 필요할 정도로 구강 건강이 악화된 이들의 대다수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이다. 의료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에게 무치악 임플란트와 틀니에 대한 본인부담금은 절대 가볍지 않다.
2023년 기준 대한민국의 치과 외래진료비 본인부담 비율은 무려 61.4%로, 주요 선진국(미국 38.9%, 일본 21.2%, 독일 16.6%, 프랑스 17.1%)과 비교할 때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임플란트를 본인부담상한제에서 지속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이 비용 부담에 짓눌려 치료를 포기하게 만든다.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비극을 근절하기 위해, 필수 진료인 임플란트를 상한제의 보호 테두리 안으로 조속히 편입시켜야 한다.
넷째, 예방 인프라 확충과 통합구강돌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치아를 상실한 후 복구하는 사후 치료적 접근을 넘어,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생애 전 과정에 걸친 ‘전 국민 치과주치의제’와 같은 예방 중심의 포괄적 구강건강관리체계를 확립하여 국민의 구강 건강 수준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치료 필요성을 낮춰야 한다. 동시에 돌봄통합지원법의 취지에 맞게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요양시설 입소자를 위한 방문 구강건강관리 및 방문 치과 진료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인프라를 확충하여,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을 완성해야 한다.
어르신 건강에 필수적인 ‘무치악 임플란트’ 급여화가 뒤늦게라도 이루어진 점을 다시 한번 환영한다. 그러나 또다시 역차별을 야기하는 기존 완전틀니 수급자들의 유예 조치는 당장 폐지되어야 하며, 연령 제한 철폐와 의료비 상한제 포함 등 치과 보장성을 둘러싼 형평성의 문제들 역시 시급히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건강한 노년의 삶은 노년기에 주어지는 단기적인 혜택으로 완성되지 않음을 직시하고, 생애 전 주기에 걸친 구강건강관리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9월 16일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