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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왜곡 19, 뭉치기 위해 적이 필요해

참과 거짓만 있는 논리는 비현실적
2개 회사만 존재하는 상품 시장에서 이들은 자사 제품의 특장점을 소개하는 대신, 상대 회사 상품의 좋지 않은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 광고한다. 자사고객의 충성을 이끌기 위해, 상대 회사를 선의 경쟁이 아닌 적으로 만들기까지 나아간다. 


그런데 어느날, 그것에 나아가 상대의 치명적인 문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직원이 명예회손 등으로 고발됐다. 사람들은 잘됐다고 한다. 둘 중에 하나는 거짓이라고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명예훼손이 아니면, 상대의 결점이 사실일 거고 명예훼손이라면, 상대는 참이고 고발당한 이가 거짓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 다 무죄로 판결됐다. 상대의 치명적인 의혹을 제기할 충분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상대가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건 없었건 명예훼손에 해당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자 끝도 없는 악마화 싸움은 계속되어갔다.   


먼저 보수쪽을 보자. 주사파 척결을 꺼내들고 있다. 주사파 듣기만 해도 섬뜩한 이 사상으로 무장한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활개친다고 한다. 80년대 학생 운동권의 명분을 약화시키고 못된 정권을 지키기 위해 써먹던 후예들이 아직도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교회는 주사파가 없으면 어떻게 신도들의 충성을 이끌어낼지 의심이 가기까지 한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설령 일부 주사파가 있더라도, 철지난 사상 주사파에 의해 국가가 운영되거나, 적화나 공산화되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집회 현장에 가보라. 수많은 사람들이, 특히 과거의 학생운동권이 주도했던 집회에서도 공산화를 요구하는 구호는 없었다는 것을 생각하라. 마치 한국전쟁전 남한에 북한 정권을 지지하는 숨은 세력이 많다는 오판, 그런 오판을 우리 사회 내에서 일부가 하고 있지 않다면, 순전히 상대의 악마화 전략인 것이다. 


그럼에도 더욱 안타까운건 진보도 똑같이 하고 있다. 진보를 단결시키기 위해, 보수라면 무조건 악마화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참사 때 제물로 바쳤다는 등, 듣기도 말하기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말들을 하는 이들은 필자는 진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것이다. 


지금도 상당한 뉴스가 보수의 악마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것은 상대를 적으로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주사파 척결을 내세워야 살아남는 일부 극단적 보수 및 교회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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