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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딜레마(원조 내로남불)

친구들 모임에서 자기는 돈을 쓰지 않으면서, 남보고 돈을 쓰라고 하는 것처럼 얄미운 이가 없다. 경제도 모두가 소비에 열중하며, 소득을 키우는 와중에 재산을 증식하려는 이들 때문에, 소비 창출 효과는 반감되고 만다. 진보에 대한 실망은 진보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진보의 말을 믿고 소비에 나서고 집을 사지 않았는데, 집값만 올라버린 것에 대한 실망, 아니 배신감이 들어서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자신이 진보인 것으로 믿고 살아가는 한 지인은 보수는 원래 그러니까 했지만, 진보에 대한 믿음은 더 큰 분노를 자아냈다고 주장한다. 


그런건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고, 경제도 죄수의 딜레마처럼 공동체 성원들간의 약속과 신뢰가 굳건해야 하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소득과 부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여기서는 경제교과서처럼 일정시점에 측정한 부, 일정 기간에 측정한 소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에 사용된 정도에 따라서 소득과 부를 구분하자면 거래와 경제활동에 사용되는 부는 모두 소득이고, 지금 경제는 소득을 키워야 발전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고정적으로 돈을 장판 밑에 놔두면 그만큼 성장은 더뎌질 것은 뻔하다. 그런 논리로, 자산이 경제활동에 쓰여지지 않고 비축되는 것처럼, 소득성장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열심히 소비하며 서로의 소득을 키운 사람들은 열심히 개인의 부를 축적한 사람들에 의해 의도했던 소득은 제대로 키워지지 않고, 배신감과 자신이 바보처럼 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화폐가 거래에 사용되는 횟수가 많을수록 서로의 소득은 커진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치다. 정 소비가 두려우면, 은행에 저축이라도 한다면 다른 사람이 그 돈을 이용할 수 있어 소득을 키울 수는 있다. 그런 논리로, 유동화되지 않고, 경제활동에 쓰여지지 않는 자산 비축은 성장을 제한하게 된다. 


결국 내로남불은 사익과 공익이 어긋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모두가 마음을 비우면 공익도 증가하고 사익이 증가할 것인데, 사익을 먼저 추구하다보니, 서로의 공익도 증가하지 않는 한계가 있고, 그 와중에 공익을 앞세운 사람은 더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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