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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돌봄통합지원법 전면 시행을 맞으며: 생명의 지속가능성을 묻는다

2026-03-27 12:51 | 입력 :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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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전면 시행된다. 돌봄을 개인과 가족의 몫에서 사회의 몫으로 되돌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법의 시행은 그 질문의 시작이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통해 한 가지 교훈을 얻었다. 자원의 생산과 성장에만 집중하고 그 이후, 즉 폐기, 순환, 회복의 과정을 외면한 결과가 지금의 위기라는 것. 돌봄의 위기도 비슷한 맥락이다. 출생률과 생산가능인구를 논하는 자리는 늘 넘쳐났지만, 한 사람이 살아가는 전 생애, 병들고, 쇠약해지고, 마침내 생의 끝에 이르는 시간은 오랫동안 사회의 시야 밖에 있었다. 그 시간을 개인과 가족이 홀로 감당해 온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통합돌봄이 담아야 할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누군가가 살던 곳에서 존엄을 유지하며 생의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사회가 그 곁에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 구조가 실질을 갖추려면 넘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우선 공공성의 문제다. 올해 통합돌봄 예산은 전국 확대를 고려하면 지자체당 지원액이 시범사업 때보다 오히려 줄어든 수준이다. 재정 기반이 취약한 지자체일수록 민간 서비스 기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돌봄은 공공의 책임이 아닌 시장의 상품이 될 위험이 커진다. 돌봄 서비스의 공공성은 선언으로 담보되지 않는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수익을 우선하는 구조 안에 놓일 때, 돌봄의 질과 접근성은 뒤로 밀리게 마련이다. 이번 추진 로드맵이 민간 서비스 공급주체 다양화를 강조하면서도 공공 돌봄 인프라 확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담지 못했다는 비판은 그래서 가볍지 않다. 보건, 의료, 주거에 이르기까지 돌봄의 각 영역에서 공공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되지 않으면, 통합돌봄은 민간 시장의 외피를 두른 제도로 귀결될 수 있다.


또한 '통합'이라는 말이 의미 있으려면 서비스의 통합도 중요하지만 행정과 재정 체계의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유사한 돌봄 사업이 명칭만 달리한 채 기관별로 쪼개져 있고 전달체계 간 연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구조는 오래된 문제이다. 중앙정부의 역할은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재정을 보장하고 권한을 부여하되,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지원자이어야 하며, 동시에 각 지자체의 돌봄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제도를 보완해가는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이러한 과제와 함께, 약사·약물 서비스 역시 통합돌봄의 취지에 맞춰 재구성되어야 한다.


통합돌봄이 제도의 틀을 넘어 실제 삶 속에서 작동하려면 지역공동체의 역할이 빠질 수 없다. 돌봄은 서비스의 단순한 연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같은 동네에서 오래 살아온 이웃이 서로를 알아보고, 고립된 사람을 발굴하며,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는 공동체적 감각이 그 바탕에 있어야 한다.


지역약국은 이미 그 공동체 안에 존재한다. 주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오랫동안 건강 문제를 함께 다뤄온 지역약국이 돌봄 체계 안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역약사회는 참여 약국을 조직하고 지자체·보건의료·복지 기관과의 연계를 지원해야 한다. 나아가 대한약사회는 이러한 실천이 지역별 편차 없이 확산될 수 있도록 교육 기준을 마련하고, 직능 간 협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전국 단위의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약사 약물 서비스의 설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약물의 문제는 개인의 복약 행태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고립, 빈곤, 인지 저하, 주거 불안 등 다양한 사회적 조건과 긴밀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약사의 약물서비스 역시 이러한 삶의 조건을 함께 고려하는 통합돌봄의 맥락 속에서 새롭게 역할을 찾아야 한다. 어떤 이에게는 다제 약물 조정이, 어떤 이에게는 복약 이행 지원이, 또 어떤 이에게는 가족 및 돌봄 인력에 대한 약물 교육이 우선 과제일 수 있다. 일률적인 서비스 구성을 넘어 당사자의 필요를 중심에 두고 어떤 지원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제공되어야 하는지, 나아가 그 서비스가 당사자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되묻는 것, 이것이 약사가 이 시기에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다.


돌봄 제도는 마련되었지만, 그것이 온전히 자리를 잡기까지 가야 할 길은 멀다. 공공성의 확보, 행정의 연계 통합, 지역공동체 돌봄 체계 안에서 약사·약물 서비스의 새로운 정립, 이 과제들이 하나씩 채워질 때, 이 제도는 생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사회적 기반으로 뿌리내릴 수 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그 과정에서 약사 직능의 역할을 끊임없이 점검하며 함께 목소리를 낼 것이다.


2025년 3월 27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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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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