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현재 아덴만에서 작전을 수행 중인 청해 부대의 작전 범위를 오만만 일대로 확대하고, 해상 초계기 1대를 추가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청해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단체를 비롯한 여러 노동·시민단체들은 지난달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해부대의 작전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란 전쟁 개입을 암시한 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언론 보도가 맞다면 이는 우리가 우려한 우회파병, 꼼수파병에 다름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말했지만 이번에 청해부대의 확대된 작전 구역인 오만만은 바로 호르무즈 해협과 이어지는 ‘전쟁 지역’이다. 현재 미국 해군은 오만만에서 이란과 관련된 유조선과 상선을 해상 봉쇄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가 보내려는 청해부대는 4400톤급 전투함 등으로 구성된 엄연한 전투부대다.
미국은 ‘미나브 학살’로 시작한, 자신들이 벌인 명분 없는 전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걸프연안국의 미군기지들은 이란의 공격으로 복구 불가능한 수준으로 타격을 받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물가 상승 등으로 정치적 위기도 맞고 있다. 이제 전쟁은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파병을 결정한다면 궁지에 몰린 트럼프의 전쟁을 군사적으로 지원할 뿐 아니라 이 부도덕한 전쟁에 정치적 지지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중동과 세계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는 전쟁광 트럼프를 도와 참전해서는 결코 안 된다.
지금 프랑스, 스페인 등지에서는 교육 재정을 늘리고 집값을 낮추라는 노동자‧학생들의 시위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그 정부들이 군비증강으로 전쟁 지원에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도 공공서비스 재정은 삭감하는 등 평범한 사람들의 고통에는 눈감았기 때문이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2027년도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73조2777억 원으로 편성되었는데, 이는 최근 20년 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반면 역대급 세수 호황에도 불구하고 통합돌봄이나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제자리걸음 수준에 불과하다. 지역 공공의료 예산도 약속대로 편성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서민들의 삶이 극도로 어려워지고 있는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전쟁 지원이 아니라 민생’, ‘군비가 아니라 복지’다.
우리는 기억한다.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얼음 언 밤거리에서 맨 몸으로 쪽잠을 자던 청년들을. 민주주의를 향해 반짝이던 응원봉의 빛들을! 이재명 대통령이 이들이 이루려던 민주주의를 이렇게 빨리 배신하고, 눈을 질끈 감아버리고, 더러운 전쟁을 지원하는데 나선다면, 자신에게 권한을 부여한 그 희망의 주먹들이 그 자신에게로 향하게 될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정권은 프랑스 청년들의 분노가 이 땅에 전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알아차려야 할 것이다.
2026년 10월 16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행동하는간호사회),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