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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진보는 틀렸다, 서민든 돈때문에 우는데, 검찰을 개혁해야한다고, 너나 개혁하라

2026-09-22 08:11 | 입력 :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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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을 개혁하면 서민의 삶이 나아지는가

정치는 참 이상한 일이다.

먹고사는 문제는 저만치 밀어놓고, 정작 서민들의 삶과는 한참 떨어진 거대한 담론을 들고나와 “이것이 시대의 핵심 과제”라고 외친다. 검찰개혁, 권력기관 개편, 제도 개혁, 정치적 적폐 청산….

물론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권력기관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수사기관이 공정한지, 법과 제도가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하는지는 당연히 논의할 가치가 있다.

그런데 한 번쯤 아주 단순한 질문을 던져보자.

그래서 지금 당장 서민들이 가장 힘든 문제는 무엇인가.

월급날 통장에 찍힌 돈으로 한 달을 버티는 문제, 월세와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는 문제, 집값과 대출이자에 허리가 휘는 문제, 장바구니 물가에 놀라는 문제, 아무리 일해도 자산을 따라잡기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실 앞에서 검찰청 조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가장 앞세운다면, 서민 입장에서는 조금 황당할 수밖에 없다.

검찰개혁을 하면 내 월급이 오르는가.
검찰개혁을 하면 전세보증금이 내려가는가.
검찰개혁을 하면 내가 살 집 한 채가 생기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지는 않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사회가 정말 들여다봐야 할 모순은 무엇인가.

나는 이제 전통적인 진보 진영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노동과 자본의 대립’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본다.

오히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가치와 가격의 왜곡,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약탈적 소득의 문제다.

열심히 일해서 버는 돈과, 누군가의 절박함과 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해 벌어들이는 돈은 같은 소득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고리사채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과도한 이자를 물리고, 부동산 투기로 가격 상승의 이익을 사유화하고,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 비용을 떠넘기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행위가 반복된다면 그 부담은 결국 사회 전체로 전가된다.

누군가는 그 돈을 벌지만, 누군가는 그만큼 더 비싼 집값을 감당해야 하고, 더 높은 이자를 내야 하고, 더 적은 소득으로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누군가의 손쉬운 수익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고통이 되는 구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치권에서는 이런 문제보다 ‘누가 어느 기관을 장악하느냐’가 훨씬 뜨거운 논쟁거리가 된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대표적이다.

검찰이 잘못을 저질렀다면 당연히 개혁해야 한다. 검찰 역시 법 위에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며, 권한을 가진 기관일수록 통제와 견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해야 한다.

검찰개혁과 서민경제 개선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검찰 조직을 개편한다고 해서 소득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집값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누군가 사회주의를 주장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검찰이 그 사람을 처벌할 수도 없다. 법에 없는 죄를 만들어 사람을 처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검찰이 해야 할 일은 정치적 견해를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법을 위반한 행위를 수사하고 처벌하는 것이다.

뇌물을 받았는지, 부정청탁을 했는지, 불법적인 투기를 했는지, 허위나 편법을 통해 재산을 취득했는지, 고리사채와 같은 불법행위를 했는지, 직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했는지.

핵심은 누구의 편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했는가다.

정치인이든 기업인이든 노동자든 공무원이든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히려 진보와 보수라는 낡은 구분보다 정당한 소득과 부당한 소득을 어떻게 구분하고, 가치와 가격의 왜곡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를 더 중요한 질문으로 던지고 싶다.

월급을 받아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당신은 자본과 노동의 대립 속에서 착취당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내일도 출근해서 일할 수 있는 일자리이고, 열심히 일하면 조금씩 자산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며, 내 집 마련을 꿈꿀 수 있는 주거시장이고,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실직이 닥쳐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 사회안전망이다.

그런데도 정치가 계속해서 국민에게 “저 기관부터 없애야 한다”, “저 세력부터 청산해야 한다”고 외친다면 한 번쯤 물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정말 당신의 삶을 바꾸는 문제인가?

정치적 구호는 통장 잔고를 채워주지 않는다.

거창한 개혁의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집 한 채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서민에게 가장 잔인한 것은 정치적 구호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열심히 살아도 자산가격의 벽을 넘을 수 없다는 현실이다.

그러니 이제는 선동보다 숫자를 보자.

누가 얼마나 벌었는지, 그 소득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에서 누가 비용을 부담했는지 따져보자.

노동으로 얻은 소득인지, 생산성과 혁신을 통해 만들어진 부가가치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절박함과 정보 부족,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만들어진 수익인지 구분해보자.

그것이야말로 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다.

누군가의 부가 어디에서 왔는가. 그리고 그 비용은 누가 부담했는가.

나는 이제 이 질문이 ‘노동 대 자본’이라는 오래된 구호보다 훨씬 현실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권이 만들어낸 새로운 적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일해서 번 돈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고, 노력과 생산성이 자산가격의 광풍에 짓눌리지 않으며, 부당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행위가 제대로 통제되는 사회다.

그러니 제발 정치가 서민의 삶을 말하려거든 서민의 지갑부터 보자.

검찰청 간판이 어떻게 바뀌는지보다 월급명세서를 보자.

권력기관의 조직도가 어떻게 바뀌는지보다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 몇 년을 저축해야 하는지 보자.

정치인의 거창한 구호보다 평범한 사람이 한 달 동안 벌어 한 달 동안 쓰는 돈을 보자.

그리고 그 다음에 묻자.

지금 우리 사회가 정말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나는 그 답을 정치적 진영의 승패에서 찾기보다, 가치와 가격이 왜곡되고 그 틈에서 약탈적 소득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민의 삶을 바꾸겠다는 정치라면, 적어도 서민이 실제로 고통받는 곳부터 바라봐야 한다.

정치적 구호가 아무리 화려해도 월세 고지서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검찰개혁이 아무리 거창해도 대출이자는 꼬박꼬박 빠져나간다.

그리고 집값은 정치인의 연설을 듣고 내려가지 않는다.

결국 서민이 원하는 것은 구호가 아니라, 열심히 일하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다는 현실이다.

정치가 정말 그 현실을 바꾸고 싶다면, 이제는 서로의 진영을 향해 삿대질하는 데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아주 불편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누가 무엇을 주장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누구의 비용으로 돈을 벌고 있는가.”

그 질문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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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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