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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취약지 간호돌봄 공백을 임시방편으로 땜질하지 마라!

2026-07-24 22:20 | 입력 :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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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15일 이개호 의원은 의료취약지역과 인구감소지역에서 간호조무사가 통합지원 대상자의 가정 등에서 간호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현행법이 간호서비스 제공 주체를 간호사로 한정해 농어촌 등에서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해당 지역에 한해 간호조무사까지 서비스 제공인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통합돌봄에 간호조무사의 참여를 허용하는 문제가 아니다. 통합돌봄 간호서비스를 누가 수행하고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에 관한 중요한 제도 변화다.


돌봄통합지원법은 2026년 3월 27일 전면 시행된 지 불과 4개월도 지나지 않았다. 사업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한 진정성있는 고민과 자원 투입의 노력도 하지 않고, 시작부터 서비스 제공자의 자격범위부터 확대를 거론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처사이다. 취약지역 주민의 돌봄 수준저하 뿐 아니라 전체 돌봄체계를 왜곡시킬 위험이 크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 허리 매어서 못쓰듯 무조건 서두르는 것은 낭비를 만들고, 더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의료취약지일수록 숙련된 간호인력이 필요하다


방문간호는 단순히 혈압을 측정하거나 정해진 처치를 수행하는 업무가 아니다.


고령자와 복합만성질환자, 퇴원환자 등의 상태 변화를 관찰하고, 수집된 정보를 종합해 위험을 판단하며 필요한 의료적 대응으로 연결하는 임상추론과 간호판단이 핵심이다.


특히 가정은 병원과 달리 검사장비와 즉각적인 의료지원이 부족하다. 의료취약지역은 상태가 악화됐을 때 의료기관이나 전문 의료인력에 신속하게 접근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의료취약지의 방문간호에는 전문적인 판단능력이 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필요하다.


현행 장기요양보험 방문간호제도에서도 간호사에게 일정한 임상경력을 요구하고, 간호조무사에게도 별도의 경력과 교육요건을 두고 있다. 장기요양 방문간호와 통합돌봄 간호서비스가 동일한 제도는 아니지만, 가정에서 제공되는 간호서비스에 충분한 임상경험과 역량이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의 제안이유에는 ‘숙련된 간호조무사’라는 표현만 있을 뿐, 구체적인 경력과 교육기준, 수행 가능한 업무범위, 고위험 대상자의 기준, 보고·협업체계와 책임소재는 제시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안전장치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인력 부족을 이유로 간호서비스 제공자의 자격범위부터 확대해서는 안 된다.


간호조무사의 참여와 간호서비스의 책임체계는 구분해야 한다


우리는 간호조무사의 지역통합돌봄 참여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간호조무사 역시 통합돌봄팀의 구성원으로서 교육과 자격, 법적 업무범위에 맞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교육과정과 면허·자격체계가 다르다. 대상자의 건강상태에 대한 전문적 사정과 임상추론, 간호판단, 위험도 평가, 간호계획 수립과 변경 등 전문적인 판단과 책임이 필요한 업무는 간호사 또는 전문간호사가 담당하는 체계가 보장되어야 한다.


간호조무사가 통합돌봄팀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것과 간호서비스 제공인력의 자격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구분해서 논의해야 한다.


정부는 ‘누가 대신할 것인가’보다 ‘질높은 간호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를 먼저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한다.


의료취약지의 간호인력 부족은 자격범위를 확대하는 것만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간호사가 없으니 누가 대신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의료취약지역에 간호사가 충분히 배치되지 않는가’를 밝히는 것이다.


낮은 보상과 불안정한 고용, 장거리 이동 부담과 부족한 지원체계를 그대로 둔 채 서비스 제공자의 자격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은 지역 간호인력 부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정부는 의료취약지에서 간호사와 전문간호사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공공 간호인력을 확충하고, 적정 보상과 지역근무 지원, 이동시간 보상과 안정적인 고용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의료취약지역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이 다른 지역보다 낮은 수준의 간호서비스를 받아서는 안 된다. 의료자원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오히려 더욱 숙련된 간호인력과 촘촘한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대한간호협회는 지금까지의 대응을 공개하고 즉각 행동하라

대한간호조무사 단체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전부터 방문간호와 지역사회 간호영역에서 역할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번 법안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사안이 아니다.


대한간호협회는 그동안 ‘간호사 중심 통합돌봄’을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어떤 입법 모니터링과 사전 대응을 했는지 회원들에게 밝혀야 한다. 정부와 국회에 의견을 전달했다면 그 내용을 공개하고,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대한간호협회는 사후적인 반대 성명에 그쳐서는 안 된다. 법안 발의 의원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상대로 즉각적인 입법 대응에 나서고, 간호사와 전문간호사가 전문적인 간호판단을 책임지며 간호조무사를 포함한 돌봄인력이 명확한 역할 안에서 협업하는 지역통합돌봄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이개호 의원은 의료취약지역간호 제공인력의 자격범위 확대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2. 정부와 국회는 지역별 간호인력 수급과 돌봄 공백을 해소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로드맵을 제시하라.


3. 건강상태의 전문적 사정, 임상추론과 간호판단, 위험도 평가 및 간호계획 수립·변경은 간호사 또는 전문간호사가 책임지는 체계를 명확히 하라.


4. 간호조무사를 포함한 돌봄인력은 각 직종의 교육과 자격에 맞는 명확한 업무범위와 협업·보고·책임체계 안에서 참여하도록 하라.


5. 정부는 의료취약지역의 간호사와 전문간호사 확보를 위한 공공인력 확충, 적정 보상과 지역근무 지원, 안정적인 방문간호체계를 마련하라.


6. 대한간호협회는 이번 개정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고, 지금까지의 대응 경과와 향후 국회 대응계획을 회원들에게 공개하라.


인력 부족을 이유로 간호서비스의 안전과 전문성에 관한 기준을 낮춰서는 안 된다.


간호조무사의 통합돌봄 참여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간호사가 부족한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서비스 제공자의 자격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돌봄 공백을 메우려는 것이다.


의료취약지는 전문적인 간호가 덜 필요한 곳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 필요한 곳이다.


정부와 국회는 간호사의 빈자리를 누구로 채울 것인지부터 고민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취약지역 주민 건강권을 고민한다면 간호인력 확보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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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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