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이 다가왔다. 모든게 엉망 진창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최악의 상황이다. 주변에서 내가 파는 책과 물건은 사주지 않고 주식투자한다고 난리다. 이제는 젊은층 앞다퉈 영끌로 아파트를 사겠다는 상황이다. 사이비 진보들을 몰아내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는 듯하다. 한이 맺힌다. 진짜 집값 잡곘다면, 주택을 보유하지 않고, 임대로만 사는 정치인은 없는가.
"기다리라"던 정치, 기다린 사람만 가난해졌다
정치를 믿었다.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
투기를 막겠다는 말도 믿었다. 그래서 무리해서 집을 사지 않았다. 투기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고, 정책을 신뢰하는 것이 시민의 의무라고 여겼다.
그러나 결과는 어땠는가.
권력을 잡은 뒤 고위층 인사들의 아파트 보유와 매입 사실이 잇따라 드러났고, 집값은 오히려 폭등했다. 가장 큰 피해자는 투기꾼이 아니라 정책을 믿고 기다렸던 무주택 국민이었다.
어제 살 수 있었던 집은 오늘 살 수 없는 집이 되었고, 월급으로는 집값 상승을 따라갈 수 없게 되었다.
정치를 믿은 대가가 좌절이었다.
경제학은 소비와 투기를 분명히 구분한다.
소비는 효용과 가격을 비교하여 결정한다. 이 물건이 지금 나에게 얼마나 필요한가, 그 가치가 가격만큼 되는가를 따진다.
반면 투기는 다르다. 투기는 현재가격과 미래가격의 차이를 보고 결정한다. 지금 비싸도 더 오를 것 같으면 사고, 지금 싸도 더 떨어질 것 같으면 사지 않는다. 효용이 아니라 가격 상승 기대가 판단 기준이다.
그런데 부동산도, 주식도 국민 모두에게 "오를 것"이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의 소비자금은 생활을 위한 돈이 아니라 자산을 불리기 위한 투기자금으로 변한다.
특히 "국민 모두가 주식에 투자해 용돈을 벌자"는 식의 발상은 위험한 측면이 있다. 이미 자산 축적에 대한 불안이 큰 사회에서 이러한 메시지는 소비에 쓰여야 할 자금까지 투자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경제는 소비가 기업의 매출을 만들고, 매출이 이익을 만들며, 이익이 기업가치를 높이고, 그 결과로 주가가 따라가는 것이 정상적인 순서다.
소비 → 생산 → 실적 개선 → 주가 상승.
이것이 시장경제의 기본 흐름이다.
그런데 주가부터 올려 기업을 살리겠다는 발상은 순서를 거꾸로 세우는 것이다.
주가 상승 → 실적 개선.
이 논리는 말보다 마차를 앞에 세우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기업은 높은 주가를 통해 자금 조달이 쉬워지는 등의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는 결국 생산성과 실적이 뒷받침해야 한다. 주가 자체가 실적을 대신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국민 모두가 집값 상승을 기대하게 만들면 집은 주거재가 아니라 투자상품이 된다. 소비의 대상이 투기의 대상으로 바뀌는 순간 가격은 실수요가 아니라 기대심리가 결정하기 시작한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국민 모두를 투자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안심하고 소비하고, 기업이 생산하고, 그 결과 자산가격이 건강하게 형성되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정치는 국민에게 "기다려 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다림의 대가가 자산 격차의 확대와 내 집 마련의 좌절이었다면, 국민은 정책보다 현실을 기억할 것이다.
정치는 구호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시장은 믿음이 아니라 행동을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