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월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여러분 의견은 어떠냐”고 적으면서 ‘국민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고도의 정제당인 설탕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과도한 당분의 섭취는 비만을 유발하고 당뇨병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며, 도파민 분비를 유도해 강력한 중독성을 띠고,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인 치아도 심각하게 손상시킨다. 충치 환자의 숫자는 연간 600만명을 넘어섰고, 충치치료비는 건강보험 진료비만으로도 2021년에 이미 연간 5000억원을 초과하였으며, 우리나라 12세 아동의 우식(충치)경험영구치지수(2024년 기준)는 1.94개로 최근 10여년간 거의 감소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설탕의 소비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해법의 하나로 설탕세 도입은 지금 시기에 필요한 건강정책으로 충분한 타당성을 지닌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공식적으로 설탕세의 도입을 권고하였고, 2026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120여 개국이 이미 설탕세나 가당 음료세를 도입하였다. 담배세나 주류세처럼 설탕세 또한 명확히 소비량을 줄이는 것은 세계적으로 입증되었으며, 설탕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높고 가격에 민감한 저소득층이 설탕 소비를 더 많이 줄이게되어 건강불평등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설탕세의 긍정적인 사회적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적인 조건을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이다.
첫째, 설탕세로 마련된 기금은 대통령의 말처럼 국민건강증진과 건강불평등 완화를 위한 공공의료, 지역의료의 강화와 설탕 소비의 감소를 위해서만 쓰여야 한다. 담배세 인상을 통해서 겪은 사회적 갈등을 되돌아보면, 새로운 간접세를 도입하는 문제에서 용처를 분명히 제한하지 않을 경우, 설탕세는 건강보험 재정을 보충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인식되거나 저소득층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역진적인 정책이 될 것이다.
둘째, 세수확보가 아니라 설탕소비 감소가 주된 목적이라면 가격정책인 설탕세와 더불어 비가격정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학교 판매 제한, 광고 제한, 경고문 부착, 등급표시제 실시 등의 아동청소년과 취약계층의 설탕 섭취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조치들이 동시에 진행되어야만 진정한 설탕 소비 감소와 건강불평등 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설탕의 단맛을 대체하기 위해 점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감미료에 대한 규제도 병행되어야 한다. ‘제로슈가’라는 형태로 많은 식료품들을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광고하지만, 단맛을 위해 설탕의 수백배의 단맛을 내는 각종 감미료가 대신 첨가되고 있다. 칼로리는 거의 없을지언정, 각종 감미료의 건강 위해성에 대해서는 발암 가능성이나 심혈관질환, 대사장애 유발 가능성 등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설탕에 준하는 규제와 국민들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알려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10여년전 담배세 인상을 둘러싼 국민적 논란과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한다. 이를 거울삼아 국민건강증진과 건강불평등 완화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합리적이며 체계적인 조세 방안과 비가격정책을 마련하고, 무분별한 전용을 방지하여 공공의료 확충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설탕세 도입은 우리나라 건강정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26년 2월 2일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