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간병인 구인난을 지적하며 "근본적으로 방향을 바꿔서 아르바이트 삼아 2시간, 4시간 근무할 수 있는 협동조합 형태를 만들면 (간병인 인력을) 싸게 공급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간병인) 노동 강도가 너무 세 구하기 어렵고 한번 간병일을 하면 24시간 일주일 내내 해야 해서 효율이 없다”라는 것이 이유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간병 노동에 대한 몰이해와 천시에서 나온 것에 불과하다. 중증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간병 업무를 2~4시간으로 쪼개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투입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을뿐더러 자칫 환자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높은 간병비에 국민의 부담의 걱정 된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이 더 나쁜 간병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환자 곁에서 24시간 머물며 돌보지만 임금은 시급으로 치면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환자의 곁을 잠시라도 비울 수 없기 때문에 잠깐의 쉴 틈도 없어 식사조차 제때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고, 각종 감염과 사고로부터도 아무런 보호조차 받지 못하며 일하는 간병노동자들을 마치 고액 연봉이라도 받는 것처럼 호도하는 방식으로 상황은 절대 나아지지 않는다.
병원에 입원한 가족을 오롯이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구조, 가족에게 떠넘겨진 간병 책임이 다시 간병 노동자에 대한 고강도 착취로 이어지는 상황을 바꾸지 않고는 이재명 대통령이 걱정하는 국민 부담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얘기한 간병노동의 아르바이트화, 플랫폼 도입은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불안정 노동을 확대시키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돌봄을 개인과 민간시장에 돈벌이로 내던지며 지금의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공공의료, 공공돌봄을 강화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면 확대해야 한다. 국가 책임하에 간병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해 환자를 보살피는데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료연대본부는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와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간병인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투쟁할 것이다.
2025년 12월 2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