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서 기도삽관 재시도 중 발생한 의료사고로 8개월째 식물인간 상태로 치료받고 있는 김주희 학생의 어머니 류선 씨와 환자단체연합회는 대통령실을 방문해 의료사고 피해자의 울분 해소를 위한 정부 입법과 제도,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손 편지)와 의견서를 제출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8월 21일 개최한 환자샤우팅카페에 출연했던 의료사고 피해자 김주희 학생의 어머니 류선 씨와 함께 어제(28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대통령실을 방문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사고 피해자 울분 해소를 위한 법적·제도적 근거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2024년 12월 10일 중환자실에서 기도삽관 재시도 중 발생한 심정지로 인해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고 현재까지 8개월째 중환자실에서 식물인간 상태로 치료받고 있는 김주희 학생의 어머니 류선 씨는 이재명 대통령님께서 꼭 읽어 주시기를 바라며 직접 쓴 서한(손 편지)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주희 어머니가 직접 쓴 편지는 「이재명 대통령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금쯤이면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 여름방학을 즐기고 있었을, 저희 집의 귀염둥이 김주희의 엄마 류선입니다. 하지만 겁이 많아 늘 제 곁을 떠나지 않던 아이는, 지난해 2025년 12월 10일 가장 안전할 것이라 믿었던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발생한 의료사고 이후 8개월째 의식 없이 홀로 누워 있습니다. 현재 아이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깜박이거나 하품을 하거나, 통증에 반응하는 정도뿐입니다. 위루관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으며, 배설은 기저귀에 의존하고 있으며, 기관절개를 한 뒤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호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다시는 이 나라에 국가의 부재로 인한 억울한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이재명 대통령님께서 하신 말씀이 저에게는 이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리 억울한지, 제 이야기에 잠시나마 귀 기울여 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씁니다.」라고 시작해 「국가에 바라는 것도 결코 거창한 제도가 아닙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안전망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중환자실에서 신체보호대가 제대로 관리되어, 환자가 스스로 기도삽관 튜브를 빼는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의무기록지에 기재된 기도의 특이 구조 등 환자 치료와 안전에 중요한 정보가 다른 의료진에게도 공유·확인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출 것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인 진료과 간 협진이 실제로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제도화할 것 ▸중증 피해자가 병원의 치료 포기, 전원 압박, 책임 회피로 인해 기본권을 침해당하지 않도록 보호할 것 ▸갑작스러운 사고로 충격에 빠진 보호자가 환자 간호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소한 의료·행정·법률 절차를 홀로 감당하다 지쳐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 ▸장기 치료와 돌봄이 필요한 경우, 환자가 ‘의료 난민’이 되지 않도록 통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국가 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 ▸의료진이 의료사고의 내용과 경위를 설명하고, 의료과실이 있으면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명하며,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도록 법적 ·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피해자와 가족·유족의 울분을 해소할 것. 이재명 대통령님, 저희 가족의 호소는 단순히 한 아이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2, 제3의 김주희와 그 가족이 저희와 같은 고통을 겪지 않도록, 국가가 끝까지 책임 있게 나서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고 마무리한 6쪽 분량이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의료사고 관련 형소고소를 최소화하기 위해는 의료사고 피해자와 가족·유족이 울분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의료사고 설명의무, 의료사고 관련 사과·유감 표시 증거능력 배제, 의료사고 피해자 트라우마센터 설치 관련 입법적·제도적 조치를 추진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앞으로도 주희 학생 부모와 함께 의료사고 피해자의 울분 해소를 위한 입법적·제도적 개선방안을 정부와 국회에 계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2025년 8월 2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한국PROS환자단체, 한국파킨슨희망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