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곤사회연대 성명] 빈곤과 불평등 확대하는 APEC 반대한다!
    • 10월 31일부터 양일, 경주에서 2025 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APEC에는 세계 정계 인사들과, 기업인자문회의, CEO 써밋 등에 참여하는 거대 자본과 기업들이 참여한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내일: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슬로건의 우리에는 APEC에 참여하는 그들만이 포함된다. 고되게 내일을 맞으며 버티는 오늘을 사는 우리 노동자 민중들과 가난한 자들은 빈곤과 불안정을 만든 책임이 있는 자들만의 경제회의를 반대한다.


      APEC은 지금도 그렇듯 다국적 기업과 정부가 손바닥을 맞대며 시작되었다. APEC은 그 이래로 국제통화금융(IMF), 세계은행(IBRD), 세계무역기구(WTO) 등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첨병을 자임한 국제기구들의 뒷배가 되어왔다. 그들은 ‘자유’를 기치로 내세우지만 자본의 이익을 위한 온갖 혜택에 합의한다. 자본과 금융의 이익을 위해 사회보장제도와 공공부문은 희생당하고, 의료 교육 주거 에너지와 같은 필수적인 공공재가 사유화되었다. 자유의 이름안에 자본만이 보호받는 동안 세계의 불평등은 심화되었다. 이 기울어진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끊임없는 경쟁을 강요받으면서도 빈곤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수치심을 안고산다. 빈곤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불평등을 양산하는 신자유주의 금융화의 구조적 결과다. 화려한 포장지로 감싼 APEC의 진실은 자본의 새로운 이익을 위한 더 많은 착취에 불과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APEC이 열릴 때마다 개최 도시에서는 빈민 퇴거가 자행된다는 것이다. 그간 올림픽, 월드컵, APEC 등 큰 국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빈민, 노숙인, 철거민, 노점상은 빈곤을 형벌화하는 사회에 내쫓겼다. 미등록 이주민은 토끼몰이식 단속으로 죽고 다친다. 이재명 대통령은 깨끗한 국토에서 가족과 손님을 맞이하자며 ‘대한민국 새단장 주간’ 전국민 대청소운동을 제안했다. 그러나 거리의 ‘깨끗함’을 결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도시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이 서로의 이야기와 따뜻함을 나누는 노점은 이미 ‘깨끗한’ 거리를 만든다는 지자체에 의해 무자비하고 폭력적으로 철거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APEC이 개최되는 경주시도 마찬가지다. 올해 2월, 경주시는 ‘APEC정상회의 대비 노점상 및 노점적치물 정비 용역 공고’를 게시했다. 자그마치 10개월분 약 5억8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이후 노점상에는 계고장이 붙었다. 경주시에서는 무허가 포장마차촌, 노점상을 물리적 충돌없이 모두 철거하였다고 선전했다. 허약한 사회안전망 바깥, 가난한 이들의 마지막 노동의 현장이 철거되었다. 가진 자들의 회의라고 가난한 이들의 삶을 통째로 청소해버릴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인가.


      APEC을 맞아 한국에 방문하는 트럼프 역시 우리는 환영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자국의 이익을 최선에 두는 것 처럼 말하지만, 트럼프의 침략 경제는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과 화석연료 기업, 군산복합체, 독점 대기업의 이익만을 우선에 둘 뿐이다. 트럼프는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불평등, 이주민 차별과 전쟁과 같은 위기를 해결하기는 커녕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위대한 미국'을 주창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의지가 전혀 없는 트럼프는 자신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홈리스, 이주민, 성소수자를 문제로 지목하고 정치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홈리스들은 거리에서 폭력적으로 퇴거당하고, 수용소로 밀려나고 있다. 우리는 전쟁과 불평등을 확산하고 빈민에게 폭력을 가하는 트럼프를 결코 환영할 수 없으며, 'No King'(왕은 없다)을 외치는 미국 민중에 연대한다.


      우리는 빈곤과 불평등을 확대하는 APEC에 반대한다. 자본과 권력이 있는 자들이 모두를 고려하듯 ‘지속가능한 내일’을 주창하며 위선을 떨지만 그들의 내일에는 우리가 더욱 착취당하고 있을 것임을 알고 있다. 1%를 위한 APEC이 아니라 99%의 민중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 불평등을 종식하고 빈곤없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APEC 반대에 함께 하자.


      2025년 10월 29일 빈곤사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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