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이 준 화장지에는 뒷면에 아버지(고향으로)에게 돌아가라는 영문구가 적혀 있었다. 아 '이 종교인은 뭐지?' 하고 자꾸만 이상하게 느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자신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그 이야기속에 나에게 들으라고 무슨 암시를 하는 것 같이 보였다. (이건 비의학적인 글임을 미리 밝힌다)
언제부턴가 누군가 날 감시한다고 생각했는데, 직장동료도 누군가에 의해 조정받고 나에게 접근한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날 간첩으로 엮으려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기게 되었다. 점차 직장 나가는 것도 무섭고 싫어졌다. 마침내 사표를 내버리고 집안에 들어있었다.
원래부터 생활고에 힘들었지만, 집안 생활은 더 힘들어졌다. 가족들은 왜 나가서 일을 열심히 하려하지 않느냐고 하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더 불안해지고 화만 늘어간다. 망상은 망상을 거듭하며 상태는 악화되었다.
그리고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그런 시간이 오래 지났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자신을 간첩으로 엮는 일도 없었고, 자신의 직장 동료들도 예전같이 일을 하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어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일까? 이게 혹시 망상일까' 그것이 시작이었다. 망상이 망상임을 깨우치기 시작한 것, 자신의 생각을 합리적으로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망상에서 깨어나오기 위해선, 수많은 행동요법으로 통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그릇된 것임을 깨닫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선,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편이라는 믿을 수 있는 신뢰자가 필요하다. 어린 자녀는 거짓말을 안할테니라는 말을 믿었던 것이 망상자에게 큰 나침반이 되어서, 많은 일들을 어린 자녀에게 말을 하고 그 자녀로부터 무엇이 잘못된 생각인지를 교정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며 점차 회복되었다.
물론 그 과정에 경제적 지원은 끊임없이 해주어야 하고, 특히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사람이나 기관은 망상자에게 다른 신뢰를 가질 수 있어, 이후 망상자가 망상을 깨우치는 든든하 우군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서 하면 좋겠다.
이태원 참사가 북한의 공작 또는 조작됐다는 사람들이 극극극히 일부지만 있다는 것을 들어보았는가? 심지어, 사자 명예훼손으로 처벌해도 성이 안풀리는 마약먹고 희생됐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역시 극극극히 일부지만 있다는 것도 들어보았는가?
이들은 이태원 참사로인해, 자신이 믿는 현 여당이 잘못될까봐 두려움이 더 큰 것 아닐까? 문제는 이들에게 오랜 세월 자신이 믿어왔던, 사상이며 정치적 이상이며 종교를 바탕으로 한 진실이 망상일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는 과정은 엄청나게 힘들 것이란 것은 누구나 알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언론을 의심하는 것을 자신의 생각을 합리적 의심을 통해, 자신의 믿음을 교정하는 과정을 거쳐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합리적 의심의 밑바탕인 논리가 필요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