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에 이름이나 사진을 걸어야 한다', '아니다, 괜찮다'. 이런 논쟁이 세상의 중심이 되고 있으니 참으로 기가찰 노릇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차례상을 두고 올려야하는 음식과 음식의 자리배치를 두고 싸우는 일이 있었다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웃음밖에 나오지 않을 일이지만, 우린 지금의 논쟁을 미래에 본다면 어떻겠는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도 일반 가정사가 아닌 국사에서 빚어지고 있는 논쟁이라니 얼마나 기가찰 일인가. 물론 그런 논쟁을 불어일으킨 쪽이 어느쪽인지는 차후 문제지만, 진영이 어느덧 종교가 되어버렸지 않나 성찰할 일이다. 희생자에 대한 명단을 공개하라는 쪽은 물론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개인정보 문제라기 보다, 종교적인 이유, 그것도 특정인의 말에 의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런 논쟁을 속히 중단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것보다는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논쟁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필자도 증명할 수 없을지라도 사후세계 존재를 완전히 부정하는 투철한 유물론자도 아니고, 특히 제사를 지내지 않아야 한다는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의 자기만의 사고나 사상을 강요하는 것에는 거부감도 갖고 있다.
하지만 말이다. 제사는 고인을 축원하는 일과 유족들의 삶을 복되게 하는 일이거늘 어찌 그 제사로 인해, 살아남은 자들이 힘들고 불편해야 하는지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가령 생활이 어려운 이가 차례상 차림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만큼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자꾸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데, 필자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진영논리가 이제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믿음에 의해 이뤄지고 있지 않나 성찰하자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종교가 이 사회에 존재할 가치는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논리적 관점에서 보면 종교는 근거없는 믿음에 기반한다고 할 수 있다.
근거없는 믿음으로 진영 싸움을 한다면, 얼마나 소모적인 싸움이 될 것인지는 뻔하다. 하루빨리 진영 논리가 종교가 되어버리고 있진 않는지 되돌아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