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예퇴직을 한 지인과 식사를 같이했다. 그는 식사중에 기업 입장에서 지금 돈을 더 줘서 내보내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머지않아 정년을 앞두고 있는 다른 지인은, 고령화사회와 연금 연장 등을 이야기하며 정년연장에 대해 사회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지금 우리사회를 살아가는 정년은 명예퇴직과 정년연장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들은 아직 자식들이 사회초년생으로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때가 아니라고 한다. 중년입장에서 구조조정과 정년연장의 사회적 실익을 모두 논의해야할 중대한 시기임은 틀림없다.
한편 앞선 지인들은 코로나19시기에 급속도로 확산된 비대면 영업도 생산성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회사들이 맨투맨 영업조직을 슬림화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내놓기도 한다.
구조조정은 기업이 매출을 높이는 등의 확장보다는 규모를 줄여 수익을 늘리는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정년을 채우지 못한 이들도 그들에게 앞으로 나갈 임금 등을 감안, 지금 돈을 더 주고 내보내는 것이 더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은 평생기업이란 과거의 시스템과 비교해서, 중년이후 생활을 사회에 책임을 넘기는 행태라고 할 수 있다. 구조조정의 실익은 대개가 특정 기업의 손익 계산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전체 사회적인 손익계산을 해보지 않는 것이 큰 문제라는 생각이다.
국민연금 문제도, 보장받는 나이를 늦추도록 하는 것에 맞춰 기업들의 정년 연장을 추진한게 옳다. 그러나 그건 사회적인 손익이지 개별 기업의 손익에 대한 논점은 아니라는 것에 한계가 있다. 동시에 정년연장이 젊은층의 보다나은 일자리로의 진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개별기업과 사회의 후생간의 조화를 이루는 논의가 빈약하고, 이를 통한 개혁이 시급함에도 누구하나 나서서 밀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공익과 사익이 일치할때가 많지만, 어긋났을때 이를 조율해서 조화시키는 일을 누가해야 하나. 정치나 경제지도자들을 보면 한숨만 내쉬는 중년은 부지기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